실명위기에 처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적 대부'로 알려진 부산의 송기인 신부가 지난달말 수감중인 박 전장관을 면담했으며, 이 자리를 성사시켜준 게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장관의 구속집행정지 여부와 관련, "정말 실명 위기라면 검토하겠다"며 전향적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호철 전 비서관이 송 신부 면담 주선**
송 신부는 4일 자신이 박 전장관을 면회한 이유와 관련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로 위로차 만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송 신부는 박 전장관 근황에 대해 "너무 불쌍하더라. 한쪽 눈도 가려서 장님과 다름이 없더라. 앞이 안보이니까 우울증에도 걸린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박 전장관은 송 신부에게 "벌받는 것은 받겠지만, 일단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한쪽 눈을 녹내장으로 잃고 의안을 한 상태인 박 전장관은 최근 나머지 눈마저 녹내장 증상이 악화돼 현재 서울시내 모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이날 만남은 노 대통령 부산 인맥의 핵심으로 송 신부와 잘 아는 이호철 전 민정비서관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27일 사표를 제출한 이 전비서관은 아직 대통령 최종 수리는 안 났지만 기관장선에서 결제돼 사실상 청와대를 떠난 상태다.
박 전장관은 지난달 26일 서울고법 형사1부(이주흥 부장판사) 심리의 재판에서 "남은 한쪽 눈을 지켜달라. 죄값은 달게 받겠다"며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간곡히 호소한 바 있다.
***검찰 "실명 위기라면 구속집행 정지 검토"**
박 전장관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재판부는 "녹내장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고 구속집행정지 없이도 구치소에서 행형법에 따라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데다 구치소에 들어가면 마음이 약해져 없던 병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며 검찰측에 박씨가 긴급한 의료조치가 필요한지 확인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문효남 대검 기획관은 4일 "정말 실명위기라면 (구속집행정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장관은 현대 비자금 1백50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며, 오는 17일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오는 26일 석가탄신일에 대북송금 관련자 6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사 대상은 임동원 전 국정원장,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근영 전 산업은행 총재,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에 속한 것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헌재에서 탄핵 심판 결정이 나기전 또다시 정치적 문제가 불거지는 것에 대해 다소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