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서로 '위기론'과 '견제론'을 설파하며 막판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40대 남자가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자살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교 북단에서 남단방향 2번째 교각 아치 위에서 40대 남성이 30여분간 '탄핵 반대' 등의 글자가 쓰인 종이를 교각에 붙인 채 시위를 벌이다 온몸에 불을 붙이고 투신, 한강대교 위 편도 3차선 도로 중 3차로에 떨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위를 목격한 양모씨의 신고로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은 현장에 도착해 시위중단을 설득하려다 이 남자가 갑자기 온 몸에 불을 붙인 뒤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소화기로 불을 끄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시작한지 30여분만에 숨졌다.
영등포 수난구조대 김모씨는 "오후 2시 5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보니 한 남자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두번째 교각 아치 위를 세발자국 정도 왔다갔다 하다 도로쪽을 보고 쪼그려 앉더니 1.5ℓ페트병 2개에서 시너로 보이는 액체를 자신의 몸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다음 바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강대교 북단 안전지대에 흰색 프린스 승용차가 시동이 걸린 채 세워져 있는 점으로 미뤄 이 남자가 타고온 차량을 세워놓고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 차량의 차주가 일단 장모(46)씨로 드러남에 따라 유족들을 불러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투신경위를 조사 중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와 관련, 지지자들이 분신 자살을 기도한 것은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전날인 지난달 11일 여의도앞 규탄집회에서 50대 노사모 회원이 분신한 이래로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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