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편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3번째 공개변론에서 헌법재판소는 노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안희정, 여택수씨 및 롯데쇼핑 신동인 사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헌재 최종판결은 5월에나 나올 전망이다.
<사진1>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헌재, 최도술.안희정.여택수.신동인 증인 채택**
헌재는 또한 '선거법 위반' 문제로 논란이 된 지난 2워24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기자회견 프로그램의 진행방식과 내용과 중앙 선관위의 지난해 12월30일 및 지난 3월4일자 회의록을 사실조회 대상으로 채택했다.
헌재는 이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중인 최도술, 문병욱.이광재, 안희정.강금원.선봉술, 여택수씨 관련 사건 등 4개 사건에 대한 사건기록에 대해 인증등본 송부 방식으로 채택했다.
헌재는 그러나 피청구인인 노 대통령 본인에 대한 직접 신문 및 보류하고 문병욱, 이광재, 홍성근, 김성래 등의 증인신문과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에 보관된 대통령 측근비리 관련 수사기록 채택은 보류했다.
헌재는 이밖에 나머지 증인.증거 신청에 대해서는 기각하는 한편, 경제지표 등 주요 경제단체 관련 사실조회는 청구인측에서 직접 구해 재판부에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헌재는 이와 같은 증인.증거 채택에 따라 오는 20일 오후2시 최도술, 안희정씨를, 23일에는 여택수, 신동인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날 4명의 증인 중 여택수 전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과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 2명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으로, 최근 밝혀진 여 전 행정관의 롯데돈 3억원 수수 혐의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해석을 낳고있다.
게다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희정씨도 노 대통령 취임후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재판부가 대통령 취임전 대선과정에서의 측근비리보다 취임후의 측근비리에 무게를 두고 노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가리고자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증인신문 절차 두고 신경전**
이같은 헌재의 증인선택을 두고 소추위원측과 노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신경전을 벌였다.
노 대통령 대리인단측은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소추위원측이 신문 내용을 미리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소추위원측은 "민사사건이면 몰라도 형사사건에서 증인신문을 미리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는 없고, 신문내용을 제출하면 증인들이 미리 대책회의를 하기 때문에 증인신문의 본래 의도가 퇴색된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대리인단측은 "심판의 범위는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내용을 벗어나면 안되고, 소추위원측에서 탄핵의결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묻고 답해서는 안된다"며 강하게 반대했고, 재판부도 대리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추위원측은 신문사항을 미리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사진2> 소추위원측 이진우 변호사
***소추위원측, "노무현 대통령은 볼셰비키"**
이날 증인채택 절차 외에도 소추위원측은 "노 대통령이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 대리인단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가는 한편, 소추위원측은 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소추위원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안 의결 전에 '국회가 변론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는데, 왜 법정에 출석을 안하는가"라며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 유폐됐다'는 얘기도 하고 있는데 본인이 충분히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노 대통령이 직접 법정에 설 것을 주장했다.
소추위원측은 특히, "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5공 청문회' 당시 전임 대통령에게 폭언을 하고 명패를 던져 3시간 동안 정회를 하게 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범죄"라며 "본인이 나와서 수습했다"고 말했다.
소추위원측은 또한 "노 대통령이 부산시장 후보일 때, '내게 법, 법 하지 마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볼셰비키 혁명의 기초가 되는 유물론에서 정치.문화의 상부구조는 의식주 등 물질의 하부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철학으로, 이는 법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공격했다.
소추위원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재임기간 중 화물연대 파업, 조흥은행 노조 사건, 한총련 불법시위 등 말할 수 없는 폭력시위가 한해 내내 지속됐지만, '공권력을 발동한다. 강력대응한다'는 정부의 말은 허언에 그쳐 질서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추위원측은 또한 송두율 교수를 '북한의 고위 공작원'이라고 인정한 1심 판결문을 언급하며 "대통령은 송 교수의 한국 귀국에 관여했으며, KBS는 송 교수를 미화하기까지 했고, 최근에는 공무원노조까지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정치적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대리인단측이 "탄핵심판은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지 정치공방의 장이 아니다"라며 소추위원측의 변론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도 소추위원측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소추위원측, 노 대통령 직접 증인 출석 요청**
이에 소추위원측은 마지막으로 "외국의 경우 탄핵이 결의 된 것만으로도 사퇴하는 사례가 있다. 노 대통령에게 소명하고 스스로 사퇴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몰아세우는 한편, "소추 이유가 있는지 없는지는 피청구인 당사자 진술이 가장 중요하므로, 당사자 직접 신문에 대해 재판부가 평의를 다시 열어 결정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소추위원측은 또한 "피청구인 대리인단은 탄핵심판을 일반 사법기관의 법정에서처럼 법리 판단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는데, 헌재는 정치적 판단 기관이고, 소추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는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하지 말자는 것은 탄핵심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차 변론에 장장 6시간에 걸쳐 탄핵사유 등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던데 비해 이번 3차 변론은 40여분만에 종료가 됐다. 이날 헌재의 증인채택에 대해 대리인단은 일단 "재판부의 결정이므로 존중한다"는 입장으로 노 대통령 출석 여부가 유보된 것에 대해서는 "소추위원측이 워낙 강하게 요구해 유보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사진3> 노무현 대리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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