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롯데쇼핑 신동인 사장이 '민주당 분당 문제로 당이 혼란스러워 어려울 테니 알아서 전달해달라'는 정치발전 취지로 3억원을 건넸다"고 8일 주장했다.
***여택수 "롯데 3억원, 정치발전 취지로 준 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여 전 행정관에 대해 "롯데그룹의 구조조정본부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신 사장이 서울시의 고도제한으로 걸려있는 잠실의 제2 롯데월드 건립을 위해 전달한 '뇌물' 성격의 자금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여 전 행정관은 그러나 "당시는 민주당 분당 문제로 시끄러웠던 시기로 신 사장이 '당국 어렵고 혼란스러울 테니 당에 전달해 달라'는 정치발전의 취지로 돈을 건넸다"며 '대가성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 사장은 이전에도 몇 차례 만난 자리에서 신 사장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애정과 '민주당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여러차례 말했다"며 "돈을 받던 날도 '할 얘기가 있으니 보자'고 해서 현안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실 것으로 알고 갔으나 여행가방에 돈을 줘서 당황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민주당 보면 누가 당 중심을 이끌어 갈 것인지 정치판에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알겠지만 TV, 신문을 보는 사람은 헷갈리지 않겠느냐"며 "신 사장 취지는 '내가 누가 이끌어갈 것인지 알 테니 줘라' 아니었겠느냐"고 덧붙였다.
***"얼마인지 액수 몰랐다"**
검찰은 그러나 "여 전 행정관이 양길승씨가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청와대 부속실의 선임 행정관으로서 실질적 부속실장의 위치에 있었던 것 아니냐"며 여 전 행정관의 공무원으로서의 '뇌물 수수'에 무게를 두며 집중추궁했다. 이에 대해 여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 등이 구체적인 집무를 하고 있으나 행정관은 업무 보조를 하는 역할일 뿐 롯데나 대기업에 관련되 업무를 다룰 위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여 전 행정관이 처음 '2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하다 '3억원'으로 진술을 번복하고, 돈을 담은 가방의 외형에 대한 설명도 달라 중간에 1억원을 가로챈 것 아니냐"고 신문했으나, 여 전 행정관은 "당시 가방을 열고 확인하지 않아 정확한 액수를 몰랐고, 검찰의 수사에 즈음해 돈을 최종적으로 수령한 임모씨가 처음 '2억원'이라고 말해 그런 줄 알고 있다가 임씨가 정정해줘 3억원이라고 진술을 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여 전 행정관은 재판부가 "안희정씨에게 3억원을 전달하며 영수증 처리에 대해서는 얘기 안했냐. 정상적인 정치자금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묻자 "현찰이라 그런 생각 안했고, 안희정씨는 저희 캠프 자금을 총괄했었기 때문에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여 전 행정관은 당시 3억원에 대해 "열린우리당 당사 임대료와 당 운영비로 모두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택수 "문병욱 3천만원 받을 때 노 후보 자리에 없었다"**
여 전 행정관은 이밖에 지난 대선 직전 김해관광호텔에서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3천만원에 대해 "당시 문병욱, 김성래, K은행 간부 김모씨 세 사람이 찾아왔으며, 노 후보는 5분간 만나고 바로 TV토론을 준비하러 들어갔으며, 일행을 바래다 주는 길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3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며 "돈을 받을 당시 노 후보는 없었으며, 이후 보고를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 전 행정관은 "당시 부산지역 후원회가 있었던 바로 다음날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후원금으로 생각하고 부산지역 후원회장이던 최도술씨에게 전하려 했으나 일정이 바빠 당시 중앙당 선대위 총무본부 관계자인 이화영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13일 오전에 열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