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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의원, 사실상 '민주 탈당선언'

<인터뷰>"2~3일내 결단, 현역 20여명 합류" 주장

지도부 퇴진, 탄핵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민주당 설훈 의원이 "(많은 민주당 사람들이) 더 이상 말이 안되는 사람과는 할 수 없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다"면서 "2~3일 내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사실상의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23일 오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뜻이 맞는 현역의원 20여명 내외와 원외위원장 그 정도로 단촐한 결사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추미애 의원, 한화갑 전 대표도 함께 할 것"이라고 주장해, 이른바 설 의원의 '개혁 민주당' 창당 구상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순형 대표 재신임으로 쇄신파와 봉합 가능성 끝났다"**

설 의원은 " 조순형 대표가 전날 재신임을 수용한 것으로 쇄신파와의 봉합 가능성은 이젠 끝났다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선거 전에 어떤 형태든 결말이 나야하니 향후 2~3일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당에서 쇄신파의 일부 요구를 수용, 추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키로 한 것에 대해 "대화를 아직 안 나눠봤지만 추 의원이 그걸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돌아섰던 지지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려면, 아주 파격적이고 거의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돌아올 수가 없다"면서 "추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했다고 해서 돌아선 민주당 지지자들이 돌아올 것 같지 않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정범구 의원 같은 분이 당대표 맡아야"**

지도부 총사퇴 등 혁명적 차원의 당 쇄신을 주장해온 설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한 정범구 의원 같은 분이 당대표를 맡는다든지 상식을 넘는 정도의 방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지금 현재 민주당을 구제할 길이 없다"고 강조해, 그의 '개혁 민주당' 구상이 성사될 경우 당대표로 정범구 의원을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또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지금과 같은 몰락이 있을 뿐"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자세만 가지면 이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며 탄핵안 철회를 거듭 주장했다.

설 의원은 새로운 결사체와 기존 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지금 선거 국면이니까 그 이전에는 불가능하고 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갑-추미애는 "글쎄"**

하지만 과연 설훈 의원의 주장대로 한화갑, 추미애 등 상당수 현역의원이 합류해 탈당한 뒤 새로운 결사체를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화갑 전 대표의 경우 23일 오전까지 "탈당, 그런 건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자신의 지역구로 내려간 상태고, 추미애 의원의 경우도 전날 자신이 단독 선대본부장으로 선출된 데 대해 아직까지 수용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과연 탈당을 할지는 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3일 설훈 의원을 만난 장성민 청년위원장 같은 경우 "설훈 선배의 뜻은 알겠으나 과연 얼마나 합류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부정적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훈-정범구 의원의 경우 더이상 이런 형태로는 민주당에 머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최근 호남과 수도권 지역의 원외 후보들의 경우 민주당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설훈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민주당이 또한차례 커다란 내홍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이날 인터뷰는 설 의원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30여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지금 민주당엔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 어제 조순형 대표 재신임하고 추미애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키로 결정했다. 쇄신파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인데, 민주당 내홍이 봉합됐다고 봐도 되나.

설훈 : 전혀 아니다. 민주당 상황은 사상 초유의 상황이고 상식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석수 60이 넘는 정당이 4%대의 지지율이라니... 말이 안된다.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거기에 걸맞는 극적인 처방, 누가 봐도 민주당이 완전히 변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그렇게 원칙을 정하고 판단하면 민주당 지도부가 전원 다 물러나야 한다. 전혀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면 민주당이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러나 어제 당회의에서 나온 얘기들은 당 지도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증거다.

프레시안 : 단식농성을 들어가면서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어째서 이런 사태가 왔다고 보는가.

설훈 : 2월초에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당의 추락에 대해 경고를 하고 당을 쇄신시켜야 한다고 조 대표에게 전했다. 완전히 묵살됐다. 2월22일경 공개적으로 당 쇄신을 들고 나갔다. 그것도 반영 안되고 어물쩍 넘어가는 상황이 됐다. 그러자 지지율이 계속 추락했고 초조해진 지도부가 둔 무리수를 놓은 게 탄핵이다. 그러나 탄핵의 결과는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2월초에 쇄신파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이렇게까지 참혹한 상황은 안 왔을 것이다. 지도부의 판단력 잘못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프레시안 : 단식농성에 들어가면서 요구한 것 중 가장 핵심적인 게 탄핵안 철회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야당의 탄핵안 철회가 야당 입장에서 별다른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설훈 : 실익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정치는 국민과 함께 해야한다.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 거스르면 지금과 같은 현상, 몰락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선거는 시작되지 않았으니까, 지금이라도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자세만 가지만 이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온다. 국민 여론은 '탄핵이 잘못됐다', '철회하라'는 데 있다. 그러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

프레시안 : 지도부들은 '공당으로 입장이 있는데 탄핵안 철회를 뒤집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회주의적 태도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설훈 : 그건 전혀 아니다. 정치는 국민과 유리되면 참담한 패배만 있을 뿐이다. 이게 기본인데, 왜 거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

프레시안 : 탄핵안 취소가 법적으로 실제 가능한가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설훈 : 법리 논쟁 이전에 정치는 상식에 기반해야 한다. 국민 75% 이상이 탄핵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당연히 철회해야 한다. 법률적인 것은 요식행위다. 정치권에서 '판단을 잘못했다' '국민 뜻을 잘못 알았다', 그렇게 선언하고 법적인 절차는 국회에서 결의안을 통과시켜 헌재에 보내면 된다. 그러면 헌재는 바로 각하하면 된다.

프레시안 : 야당의 정치적 선언으로 취소하면 된다는 건가.

설훈 : 그건 당연하지 않나. 검찰에서 소 취하하듯이 취하하면 된다. 야당 지도부가 합의하고 국회를 소집해서 여야가 결의해서 헌재로 보내면 되지 않나. 법률적인 문제 운운할 필요가 없다.

프레시안 : 또 내세운 요구조건 중 하나가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도 노 대통령은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설훈 : 노 대통령이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날 기자회견을 했다. 첫번째 이유는 나는 사과성 발언을 하려고 했다고 생각하는데, 얘기가 길게 계속되면서 사과가 아니라 자기 변명하는 입장이 됐다. 내가 볼 때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당원이나 대표가 되든 총재가 되든, 그것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여든 야든 다 아우르고 가야한다. 노 대통령은 가끔 그걸 잊고 가는 것 같다. 열린우리당 지지는 그 다음 문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정을 안정으로 이끌어야 하는 게 대통령의 첫번째 임무인데 그렇지 못했다. 법률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의 기본 책무를 게을리한 것은 틀림없다.

프레시안 : 야당은 바로 기본 책무를 게을리해서 국정혼란을 가져온 것 때문에 탄핵안을 냈다고 주장하는데.

설훈 : 그건 대통령이 비판받을 짓이지 탄핵 사유는 아니다. 그걸 착각하면 안된다.

***"추미애 의원, 선대위원장 수락하지 않을 것"**

프레시안 : 추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키로 했지만 본인은 아직 수락하지 않은 상태다.

설훈 : 대화를 아직 안 나눠봤지만 추 의원이 그걸 받기는 힘들 것이다. 민주당이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돌아섰던 지지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려면 이대로는 안된다. 아주 파격적이고 거의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돌아올 수가 없다. 추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했다고 해서 돌아선 민주당 지지자들이 돌아올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추 의원이 이를 받을 것 같지 않다.

받으면 선거결과는 거의 같다. 선대위원장으로 선거결과에 책임져야할 상황이 생긴다. 그런데 받겠냐. 나라면 안 받는다. 당을 완전히 쇄신시킨 다음이라면 모를까.

프레시안 : 혁명적 차원의 당 쇄신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을 그리고 있나.

설훈 : 예를 들면 불출마 선언을 한 정범구 의원 같은 분이 당대표를 맡는다든지...상식을 넘는 정도의 방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지금 현재 민주당을 구제할 길이 없다.

프레시안 : 이런 부분은 정범구 의원과 좀 논의가 된 건가.

설훈 : 당이 완전히 바뀌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그 예 중 하나다. 정 의원과 논의한 것은 아니다.

프레시안 : 언론에서 추 의원 단독 선관위원장 추대로 내홍이 봉합됐다고 본 이유 중 하나가 이낙연 의원, 전갑길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설훈 : 20% 가까운 지지자가 열린우리당으로 갔다. 이 사람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민주당을 싹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돌아온다.

프레시안 : 설 의원이 가장 강경한 주장을 하는 것인데.

설훈 : 강경한 주장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처방 효과가 있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어쨌든 쇄신파들도 약간 입장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

설훈 : 보는 시각의 차이일 것이다. (목소리를 높여) 아니 당 지지도가 4%다. 이 상황에서 극약처방 아니면 지금 민주당이 살아날 수 없다. 사망선고 직전이다. 적당히 해서 될 수가 없다.

***"조 대표의 상황인식 부족과 고집이 최악의 상황 만들어"**

프레시안 :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중 하나가 지도부가 전면 물러나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제 조 대표가 재신임을 받았다. 물러날 뜻이 전혀 없는 것 같은데.

설훈 : 그러니까 이상하다. 나 같으면 부끄러워서라도 그만둘 텐데. 있던 지지자들 다 도망가고 뭘 갖고 자기들이 하겠다는 거냐.

프레시안 : 처음에 조순형 대표가 대표가 될 때 기대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 보인 모습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설훈 : 기대에 못 미칠 줄 알았다. 그분이 개인적 품성이 도덕적인지 몰라도 리더십이 없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분일 줄은 몰랐다. 고집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것은 상황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으면서 거기다 자기 고집이 있는 분이라는 사실, 이 두개가 상승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프레시안 : 탄핵 가결까지 오게된 데에는 조 대표 개인의 리더십의 문제도 있지만 민주당내 소위 호남 구파의 작용도 크며, 이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민주당 쇄신은 불가능한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설훈 : 그렇다. 당 지휘부를 쇄신해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살길이 없다. 그래서 내가 당 지도부 총 사퇴하라고 하는 건데. 이 상태로 가면 전혀 가능성이 없다.

프레시안 : 호남 구파들에 대해서는 현 지도부도 끊임없이 견제하려고 했지만 잘 안된 것 아닌가. 추 의원의 당직 사퇴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나.

설훈 :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자. 새로운 형태의 틀을 만들자라는 의견이 급속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프레시안 : 새로운 형태의 틀이 정범구 의원을 당대표로 내세워 비대위를 꾸리는 방안인가.

***"더 이상 말 안되는 사람과 함께 못해. 2-3일내 결론 내릴 것"**

설훈 : 비대위일지 별도의 조직체일지는 좀더 얘기를 해봐야 겠지만 어쨌든 더이상 말 안되는 사람과는 할 수 없겠구나 이런 생각들은 하게 된 것 같다.

프레시안 : 말 안되는 사람과 같이 못한다는 말씀이 탈당이나 분당을 염두에 둔 발언인가.

설훈 : 좀더 논의를 해봐야겠다. 2~3일 사이에 결과나 나오지 않을까 싶다.

프레시안 : 2-3일 내에 결론이 나온다는 건 쇄신파들이 같이 행동하겠다는 것인가.

설훈 : 그렇다.

프레시안 : 그 범위는.

설훈 : 뜻이 맞는 현역의원 20여명 내외, 원외 위원장 그 정도. 단촐한 결사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레시안 : 거기에 추미애 의원도 함께할 가능성이 있나.

설훈 : 함께 하지 않겠나. 한화갑 전대표도 함께 할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보면 된다.

프레시안 : 그게 향후 2-3일 내에 결론이 난다는 말인가.

설훈 : 그렇다. 시간이 없으니까. 선거 전에 어떤 형태든 결말이 나야 하니.

프레시안 : 조 대표가 재신임을 수용한 것으로 쇄신파와의 봉합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것인가.

설훈 : 이제는 끝났다고 봐야죠.

프레시안 : 새로운 결사체가 기존 다른 정당과 함께할 가능성은 있나.

설훈 : 그것도 논의를 좀더 해봐야 한다.

프레시안 : 그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라고 봐도 되나.

설훈 : 지금 선거 국면이니까 그 이전에는 불가능하고 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프레시안 : 단식은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새로운 결사체를 만들면 활동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설훈 : 그때는 털고 있어나야죠.

프레시안 : 알겠다. 단식 중이라 힘들텐데 시간 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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