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수백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 서정우 변호사가 대선 직후 미국행을 고려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대선패배뒤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될 것을 의식해 미국행을 고려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서정우 변호사, 1백만달러 환전 문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22일 열린 속행공판에서 고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15억원을 받아 서 변호사에게 전달한 A건설 장모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대선 직후 서 변호사를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서 변호사가 '1백만달러 환전이 가능하냐'고 문의를 했다"며 "10만달러가 넘으면 환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하며 이유를 묻자 서변호사는 '미국에서 살지도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라고 주장했다.
장 사장은 "지난 2002년 10월초~11월초에 1억~2억원씩 여행용 가방에 담아 9~10차례에 걸쳐 서 변호사에게 15억원을 전달했다"며 "5~6번째인가는 서 변호사가 CD나 채권으로 주면 안되냐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장 사장에게 돈을 전달한 대우건설 박창규 전무도 증인으로 출석해 "남상국 전 사장이 지시를 하면 직원을통해 남대문 시장에서 여행용 가방을 구해와 1억 또는 2억원씩 담아 하야트 호텔 주차장 등에서 장 사장의 차량 트렁크에 가방을 실은 뒤 20~30분 후에 남 전 사장에게 가방의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특히 대우건설의 비자금과 관련, "비자금 들어오는 것은 기록해도 나가는 것은 기록하지 않는다"며 "보통 리베이트 등으로 한 달에 3~4억원을 썼는데, 10월경에는 15~20억원이 더 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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