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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섭 "현철씨 돈 받아 안기부 계좌 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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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기섭 "현철씨 돈 받아 안기부 계좌 입금"

'안풍' 법정 진실게임, 내달 12일 YS소환

'안풍' 사건이라 불리는 '안기부 예산전용 사건'이 강삼재 의원의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이다"라는 '폭탄선언'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김기섭 전 안기부 차장이 "강삼재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치열한 '진실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안풍' 진실게임, 김기섭 "강삼재에 직접 줬다"-강삼재 "YS에게서 직접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 재판장)의 심리로 27일 열린 '안풍'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김 전 차장은 "96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안기부 예산 9백70억원을 수차례에 걸쳐 호텔에서 강삼재 의원을 만나 직접 전달했다"며,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직접 받았다"는 강 의원과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김 전 차장은 1심에서 '강 의원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강 의원은 결백하다'는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는 강 의원 보호를 위해 강 의원에게 자금을 전달한 것을 숨겼지만, 강 의원이 거짓말 하며 상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고 더이상 묵과할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그러나 김 전 차장의 주장에 대해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고, 어떻게 진실이 철저하게 외면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김 전 차장의 주장은 모든 것이 가공이고, 언급할 가치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강 의원은 또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내가 20년동안 정치생활을 해오며 나 살기 위해 나를 자식처럼 키워준 분에 대해 배신하도록 살지는 않았고, 지금도 (진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며 "나의 행동은 대한민국의 정치발전과 역사적 발전을 위해 진실을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강 의원에게 당시 자금을 전달 받을 때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김 전 차장에게서 돈을 받은 것 아니냐"며 안기부 예산 전용의 인지 여부를 물었으나, 강 의원은 "당시 총재가 당에 주는 돈이면 사무총장이 이유 없이 받아 한 푼이라도 아껴 한 석이라도 의석을 늘리는데 사용하면 되는 것이었다"라며 "자금의 출처를 의심해 본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의 변호인측에서도 김 전 차장에게 "강 전 의원의 '폭로' 이후 김 전 대통령이나 현철씨를 접촉한 사실이 없느냐"며 긴 전 차장이 김 전 대통령측과 진술을 조율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안풍' 공판은 1심에서 피고인이 범죄를 순순히 인정하고 변호인만 범죄 사실을 부인하는 보기 드문 공판 풍경을 보였으나, 항소심에서는 공범인 피고인 두 명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쳐 변호인과 재판부가 적극 사실확인에 나서며 검찰과 변호인의 구분이 힘든 형사사건이 돼버렸다.

***김기섭 "금융실명제 앞두고 나사본 50~70억원 가량 받아 안기부 계좌에 입금"**

또한 강 의원의 변호인단측에서는 당시 안기부 예산으로 알려진 9백70억원이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 김 전 대통령의 '대선잔금' 등의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측은 김 전 차장에게 "안기부 직원이 안기부 외의 자금을 안기부 계좌에 입금하라고 지시한 바 있느냐"라고 질문했는데, 김 전 차장은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직후 나사본(나라사랑운동본부, 92년 대선운동 조직)의 대선잔여금 50~70억원가량을 김현철씨로부터 받아 입금한 바 있다"며 "당시 대선잔금은 정당한 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실명화 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시인했다.

김 전 차장은 또 공소사실 중의 하나인 95년 지방선거에서 안기부 예산 2백57억원을 사용한 사실에 대해서도 시인했다.

***안기부 계좌는 YS 비자금 '용광로'?**

따라서 당시 정치권에 사용된 안기부의 자금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공판의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단 강 의원이 받은 자금은 계좌추적을 통해 안기부 계좌에서 흘러나온 것이 확인된 이상, 강 의원이 김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그 돈이 김 전 대통령이 관리하던 자금 입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기업들에게 "통치자금을 받지 않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어, 안기부 자금이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밝혀질 경우 대선잔금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강 의원의 변호인단은 93∼96년 안기부 8개 관련계좌를 분석, 94년말 기준으로 안기부 불용액과 이자 8백억원 외에 안기부 예산이 아닌 정체불명의 돈 1천6백억원이 추가로 있었고 안풍자금은 이 1천6백억원에서 나왔다는 주장이 담긴 분석결과를 재판부에 냈다.

재판부도 "계좌추적 결과 1백억원 대의 국고수표가 적절한 원인행위도 없이 인출된 흔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김 전 차장에게 요구했으나, 김 전 차장은 "관례다. 답변할 수 없다.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로 일관했다.

***재판부, YS, 엄삼탁 전 안기부 기조실장 다음 공판 증인소환**

재판부는 이날 '안기부에 부외자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는가'에 대한 증언을 듣기 위해 엄삼탁 전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소환했으나 법정 증언에 대한 국정원장의 승인이 내려지지 않아, 승인을 얻어 다음 기일인 다음달 12일 재소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특히 다음 기일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소환해 증언을 들을 예정이어어서 김 전 대통령이 출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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