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는 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 본회의 상정 여부를 논의키로 했으나, 국방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출근을 저지당해 오후로 회의가 연기됐다.
***국방위, 오후 2시 개회예정**
오전 10시에 개회 예정이었던 국방위 전체회의는 장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이 참석해 개회를 기다렸으나 11시30분경까지 장 위원장이 출석하지 못해 열리지 않았다.
위원들이 장 위원장의 ‘고의 지연’을 성토하며 회의장을 나가자 열린우리당 천용택 의원은 "지금 위원장이 출발했다고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만류했지만, 위원들이 이를 거부해 오전 회의는 무산됐다.
그러나 일부 국방위원들은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다시 열어 통과시키면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밝혔고, 한나라당 국방위 박세환 간사도 "장 위원장이 오는 대로 오후에라도 간사회의를 통해 일정을 다시 잡겠다"고 말해 장 위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인 오후 회의가 주목된다.
장 위원장은 이날 11시40분께 국회에 도착, “나는 월남전에서 친구들이 죽는 걸 본 사람이다”며 “이 문제는 아무리 바빠도 젊은이들을 보내는 문제인만큼 마음이 바쁘다고 보낼 수 없다”며 기존의‘신중론’을 고수했다.
그는 그러나 “국방위에서 표결로 처리한다면 이를 막을 재간은 없다”고 말해, 오후 회의에서 표결처리될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장영달 성토장으로 변한 국방위**
야3당 국방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장 위원장에 대해 "못나오는 게 아니라 안나오는 것 아니냐"며 성토했다.
한나라당 유한열 의원은 "장 위원장이 지금 쇼하고 있다"며 "그 동안 위원장이 파병에 계속 반대해 왔는데, 오늘 나오려면 못나왔겠냐"며 시민단체의 제지로 출석하지 못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경재 의원도 "위원장이 마치 감금된 것처럼 얘기하는데 못나오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시민단체를 통해서 파병 찬성의원으로 낙선 대상으로 찍혔다. 당당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장 위원장이 이라크 파병을 처리한 사회자로 기록되지 않고 싶은 모양"이라며 "그렇다면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넘겼어야지"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강창희 의원도 "장영달 의원이 위원장이 되더니 기고만장해졌다"며 "대통령이 하겠다는데 따라가지 않는 여당 의원은 처음 봤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박세환 의원은 "위원장이 전투병 파병은 반대한다는데, 이는 국방부 동의안을 반대한다는 뜻"이라며 "국방부에서 설득하려고 노력이나 했냐"며 이날 출석한 국방부 차관을 몰아붙였다.
민주당 이만섭 의원은 "대통령이 야당에게 처리를 부탁해도 시원치 않은 판에 여당이라는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짜고 2중전략을 펼치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유보선 차관은 "모든 군인은 총을 가지고 가니 전투병과 마찬가지"라며 "부대를 전투병, 비전투병으로 나누는 기준은 임무로 판단해야 한다"며 장 위원장의 ‘재건위주 파병부대 구성’ 주장을 반박했다.
***한나라당 ‘찬성’, 민주-우리당 당론결정 진통**
한편 파병안 처리와 관련, 한나라당은 사실상 찬성당론을 유지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당의장, 신기남 상임중앙위원 등이 본회의 처리 입장을 밝힌 가운데, 김근태 원내대표는 국방위에서는 통과시키되 본회의 처리는 미루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FTA와 파병안을 분리 처리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조순형 대표 등 소속 의원의 절반 정도가 찬성입장, 김영환 의원 등 31명은 반대 당론을 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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