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5일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1백30억원의 '괴자금' 출처에 대해 "외할아버지에게서 받은 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용씨의 할아버지는 고 이규동씨는 대한노인회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01년 9월 사망했다. 재용씨는 그러나 증여세를 낸 적이 없어, 최소한 증여세 포탈에 따른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전재용
***전재용 "1백30억, 외할아버지에게서 받은 돈" 주장**
검찰은 그러나 재용씨의 출처에 대한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자금의 출처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재용씨에 대해 밤까지 조사를 벌인 뒤 일단 귀가시킬지 밤샘 조사를 할지를 검토한 후에 증여세포탈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재용씨 자금의 출처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재용씨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검찰은 조사를 통해 자금의 출처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밝혀질 경우 전 전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에 출두한 재용씨는 검찰 주변의 예측과는 달리 구형 콩코드 승용차를 타고 평상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나와 주목을 끌었다. 재용씨는 그러나 '자금의 출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대검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현대 비자금'을 수사하던 중 채권시장에서 1백30억원대의 '괴자금'을 발견해 추적을 하던 중 재용씨가 지난 2001년 차명계좌에 입금해 관리하는 자금이라는 단서를 포착하게 됐으며, 전담 수사관을 통해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계속 추적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재용씨는 국민주택 채권 형태의 1백30억원 중 4억원대의 자금을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데 사용하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 등지에 3채의 호화빌라를 차명으로 분양받는 데 20억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용씨는 또 탤런트 P모양과 P양의 어머니의 계좌에 수억원대의 자금을 입급했으며, 벤처회사 등에도 일부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중 액면가 47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와 통장에 남아있던 수억원대의 현금을 압수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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