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으로부터 채권 10억원을 받아 당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정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 28일 새벽 구속수감됐다. 이날 또한 서청원 한나라당 의원, 이재정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려 불법 자금 수수 혐의 정치인의 무더기 구속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 10억원 수수’ 이재정 열린우리당 전 의원 구속수감**
서울지법 강형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의원은 후원금 단순전달자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의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단순전달만 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라며 “범죄 소명이 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이유를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 유세본부장이었던 이 전 의원은 대선 직전인 2002년 12월16일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한화건설 김현중 사장으로부터 채권 10억원을 받아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장인 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이와 같은 혐의에 대해 자신은 “‘단순전달자’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검찰이 한나라당과의 수사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처벌을 하고 있다”라고 항변했었다.
이날 구속수감되는 길에도 이 전 의원은 “돈을 받아 전달만했다는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억울한 마음도 있지만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라며 “국회교육위원회 소속으로 한화에 유리한 발언을 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전 의원이 국회 속기록을 검토한 결과 이 전 의원이 한화에 우호적인 발언을 했고, 이 전 의원이 한화와 단순관계 이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구속수감 이후 기소까지 검찰은 이 전 의원과 한화와의 관계 및 10억원의 대가성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이상수 영장실질심사, 오후 늦게 구속여부 결정**
한편 28일에는 역시 한화로부터 채권 1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청원 한나라당 의원 및 32억6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서 의원은 “지난 2002년 11월초 한화 김승연 회장을 만난 일은 있지만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미 미국에 체류중인 김 회장으로부터 ‘서울 플라자 호텔 객실에서 서 의원에게 채권 10억원을 직접 건넸다’라는 내용의 팩스 진술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 의원의 10억원 수수 혐의와 관련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의 특혜시비 무마용 청탁이라는 ‘대가성’ 논란에 휩싸이며 대생인수 과정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일고 있어, 상당한 정치경제적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상수 의원, 한화 10억원 은닉, 5억8천5백만원 횡령 의혹 부인**
이재정 전 의원에게서 전달받은 한화 채권 10억원 및 SK, 현대차로부터 편법 후원금 16억6천만원, 금호 비자금 6억원 등 32억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이 의원은 27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길에 한화채권 10억원 은닉 의혹에 대해 “10억원 중 5억원은 대선 전날인 재작년 12월17일 현금화해 선거자금으로 썼고, 나머지 5억원은 선대위 당직자 인건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공식 후원금 5억8천5백만원을 대선후 인출해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업하는 친구로부터 빌린 2억원과 개인후원회에서 모금한 돈 등 모두 5억5천만원을 당에 빌려 줬다가 대선 후에 변제받았을 뿐 유용이나 횡령을 한 사실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구속수감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며, 이날 롯데로부터 1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경식 한나라당 의원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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