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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가장 힘들었던 건 고문받는 민주인사들의 비명"

내란음모죄 재심공판, "오늘은 역사가 살아있음을 밝히는 날"

지난 80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재심 공판이 8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3부 신형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오늘은 역사가 살아있다는 것을 밝히는 날"**

<사진> 김대중

이날 부인인 이휘호 여사와 함께 공판에 참석한 김 전 대통령은 공판에 앞서 취재진의 취재에 응하며 "오늘 재판부 결정에 의해서 그러한 무도한 판결이 무효가 됨으로써 정의는 살아있고 역사는 살아있다는 것을 밝히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것은 우리나라 민주발전의 역사에도 하나의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재심 공판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어 공판에서 신영철 부장판사는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다"라며 "대법원장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대법원장을 수행하며 청와대에 몇 번 가서 대통령을 뵈었는데 그때보다 더 건강이 좋아지신 것 같다. 불편한 점 있으면 말씀하시라"며 덕담을 건넸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신군부가 정권 탈취 과정에서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김대중 일당의 내란음모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규정지으며 시작된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은 사형 선고를 받고 故 문익환 목사와 이문영 교수등 13명이 징역 7년 이상, 11명이 징역 2~4년을 선고받는 등 24명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었다.

이후 나머지 인사들은 재심을 통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으나, 김 전 대통령은 명예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다.

***"가장 힘들었던 건 고문받는 민주인사들의 비명"**

약 30분간의 변호인의 신문에서 김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캄캄한 지하실에서 온갖 욕설과 협박과 잠 안재우기 등 모진 고문을 당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가장 힘든 것은 영문도 모른채 끌려와 옆방에서 고문받는 민주인사들의 비명을 드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힘든 상황에서도 "내가 사는 것보다 죽더라도 타협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역사에서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당시의 비장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당시 법원에 올바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지 않았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1,2심은 군사법원이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에서는 조금 기대했다"고 말해 방청객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집권한 신군부에 대해 "민주주의를 말살시키고 정권을 찬탈하려한 사람들의 야심은 용서를 못한다. 역사의 영원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사람은 용서한다.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그 사람들을 증오하거나 보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후 진술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국민과 나라에 최선을 다하고도 역적으로 몰려 몇 백년동안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우리는 당대에 살아 빛을 보게 됐다. 얼마나 좋은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인가"라며 "나는 대통령으로써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관계의 발전과 협력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된 것을 한 없이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국가 위원회와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도 만들었고, 50년전 사건인 4.3 사건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달래줬고 5.18 묘역도 국립묘지로 승격시켰다.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을 모두 합법화시켰고 여성과 어린이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자신이 인권분야에 대해 최선을 다했음을 밝히며 "7,80년대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먼저 세상을 떠난 민주 인사들의 뜻을 받들어 조금이라도 그들의 뜻에 합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게 돼 내가 믿는 하나님과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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