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용인땅 매매를 통한 장수천 빚 변제 계획을 알고 있었고, 대선직전인 지난해 12월 수행비서인 여택수씨가 썬앤문그룹으로부터 3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할 때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밝혀졌다. 아울러 노무현 후보가 지난해 11월 이광재씨가 썬앤문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하기 직전에도 문회장과 만난 사실도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 장수천 빚 변제 '추상적으로' 지시**
대검 중수부장인 안대희 검사장은 29일 오후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안희정 강금원씨가 노무현 후보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소유의 용인땅을 매매하는 방법으로 장수천의 빚을 변제하는 계획을 세워 노 후보에게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안 중수부장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장수천 사업으로 각각 5억원과 6억원씩 손해를 본 손봉술씨와 오모씨가 노무현바람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노후보 측근들에게 손해를 보전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이 소식을 접한 노후보가 지난해 5~7월 최도술과 안희정에게 이들의 손해를 보전해 줄것을 지시해 지난해 7월 안씨가 선씨와 오씨에게 각각 피해액을 보전해줄 것을 약속했다.
최도술씨와 안희정씨는 이에 지난해 7~12월에 오씨에게 6억원, 손씨에게 4억9천만원을 각각 상환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5~7월에 노 후보가 안희정씨에게 선봉술씨의 장수천에 대한 채무 변제를 추상적으로 지시했지만 개괄적으로는 대통령이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강씨에 대해 불법 정치자금 제공이 인정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되 이기명씨는 명의를 빌려준 것에 불과해 불입건 처리할 방침이다.
***노대통령, 여택수 3천만원 수수때 현장에 있어**
검찰은 또 지난해 12월7일 김해 관광호텔에서 여택수 청와대 행정관이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을 당시 노 후보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6일 노 후보의 부산후원회 당시 문병욱 회장이 현금 3천만원과 2천만원이 담긴 쇼핑백을 갖고 노 후보를 만나러 갔으나 노 후보를 만나지 못하고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에게만 2천만원을 전달하고 다음날인 12월7일 직접 김해호텔로 찾아가 조찬모임 중인 노 후보를 잠깐 불러내 옆에 있던 여택수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돈은 당시 선대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의 이모 보좌관에게 전달됐지만 영수증 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썬앤문 돈 받기 직전 노후보가 문회장 만나**
검찰은 또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썬앤문그룹으로부터 1억원을 받을 당시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지난해 11월 9일 서울 강남 리츠칼튼 호텔에서 이광재, K은행 김모 지점장,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 등과 함께 조찬모임을 가졌다"라며 "이후 노 후보가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나가고, 문병욱이 이광재에게 1억원이든 수표 봉투를 이광재에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수표전달여부에 대해 관련 참석자들이 노후보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광재씨도 이와 관련 노후보에게 사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후 이광재씨는 이 돈을 김모 지점장으로부터 현금으로 봐꿔 안희정에게 전달했고, 영수증 처리가 안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도술 횡령**
한편 최도술, 안희정씨의 불법 대선자금 모금액수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큰 것으로 밝혀지는 한편, 최씨는 선대위의 공식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최씨가 지방선거가 끝나고 남은 선대위 보관금 2억5천만원을 횡령하는 한편 대선잔여금 2억9천5백만원을 횡령했고, 대선 전 부산상고 동문을 중심으로 한 기업 및 개인 42명에게서 불법 자금 3억3천7백만원을 수수했으며 대선이 끝난 후에도 강병중 넥센 회장, 이영로 등 통해 부산지역 기업인 10명으로부터 2억9천6백50만원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밖에 최씨가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재직시 수표 4천7백만원을 받은 것이 포착이 돼 그 출처를 추적중으로 금품수수가 확인되면 알선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임을 밝혔다.
***안희정 18억4천 모금**
검찰은 또 안희정씨가 이광재씨를 통해 받은 썬앤문 그룹의 1억원을 포함 총 18억4천만원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작년 11월초∼12월 중순 기업체 및 개인 43명으로부터 1천만∼2억원씩 모두 18억4천만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안씨가 올해 3∼8월 강씨 조카 명의 계좌에 4회에 걸쳐 입금한 6억원이 대선 전후에 수수한 불법 자금으로 보고 구체적 출처가 확인되는 대로 안씨를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노 대통령 헌법상 국가 원수 예우해야**
검찰은 노 대통령이 불법 대선자금 모금과 사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데 대해 '추측보도'를 경계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노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대해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 원수이고 예우해야 한다"라며 "측근들에 대한 수사만으로도 충분히 진상을 밝힐 수 있다"고 말해, 현재로서는 직접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노대통령이 여러 형태로 모금과정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난 만큼 내년 1월초부터 활동에 들어갈 김진흥 특검의 노대통령 조사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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