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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나라 특검은 도둑이 검사 지정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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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나라 특검은 도둑이 검사 지정하겠다는 것"

한나라 특검에 제동, 필요할 경우 ‘독자 특검’ 추진키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밝힌 '대선자금 특검추진'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특검을 발의할 자격이 없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여, 한나라당의 특검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대신 여론과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독자적으로 준비한 특검법안의 발의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제2 특검정국'에서 한나라당을 견인, 정국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조순형, "특검, 한나라당이 주장할 사안 아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17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특검을 하자, 말자 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주장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조 대표는 "상임중앙위원회의 등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19일을 전후해 민주당의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상임중앙위원도 "한나라당이 제안한 특검에 민주당이 들러리를 설 의향이 없다"고 가세했다. 김 위원은 "대선자금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한나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것은 도둑이 검사를 지정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측근비리 특검안에 안희정씨 관련 의혹이 누락됐다는 문제는 있지만 그렇다고 급하게 나서면 정략적으로 빠져나오는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형국이 된다"며 한나라당의 특검제안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선자금 비리의 피의자이자 이해당사자인 한나라당은 정치적, 도의적으로 특검법 발의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은 검찰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독자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당선축하금까지 조사하는 독자특검 추진"**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준비한 특검법안은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특검안을 준비해 온 한 관계자는 "민주당 독자 특검안은 정균환 총무가 의총에서 언급했을 때부터 준비한 것으로 내일이라도 제출할 수 있게 완성해 놨다"고 밝혔다. 그는"특검안은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의 불법 대선자금을 중심으로 1차 노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대상에서 누락된 노 대통령 측근 비리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강금원씨 경우처럼 당선 전,후를 명확히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생각하면 특검 대상에 당선후에 받은 돈이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해 '당선 축하금'도 특검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검찰수사 추이와 정치권 상황변화에 따라 제출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추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대표 비서실장인 심재권 의원은 이와 관련,"대선자금 특검법의 문제는 시기"라며 "민주당이 특검법을 준비중이지만 꼭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민주당의 입장은 수사 진행을 지켜보고 옳게 진행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추진하겠다"면서도 "특검안은 협조할 것이 아니라 옳다고 판단되면 독자적으로 추진할 사안"이라고 말해 한나라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일축했다.

***우리당, 특검 찬반 놓고 내홍**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총선전략은 헌법도 짓밟는 국정 마구 흔들기임이 드러났다"고 한나라당의 특검 추진을 비난했으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특검을 수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최병렬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논평을 통해 "진정성도, 진실성도 결여된 통상적인 투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깨진 레코드판처럼 걸핏하면 특검, 내각총사퇴를 얘기하지만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총사퇴를 결의하는 것만이 국민들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국회의장이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이 안중에 없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국가검찰권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이상 우리당은 '검찰 수사가 끝난 다음에 국회에서 정해주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한 노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오전 상임중앙회의에서 유시민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 캠프의 특검을 주장하는데 우리당의 입장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며 "노 캠프에 대해서는 특검으로 분리해냄으로서 진상을 규명하고 검찰은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남김없이 수사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김원웅 의원도 "내일 저녁 네티즌들이 우리당 당사 앞에서 고해와 참회의 촛불집회를 갖기로 했다"며 "우리당은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국민요구에 복종하고 호응해야 한다"며 불법대선자금 자진공개를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 대선자금을 총괄한 이상수 의원은 발끈하며"우리가 앞서서 고백하자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우리당이 많은 잘못이나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유시민 의원이 특검하자고 주장하는데, 특검은 보충적 수단으로 지금 특검을 하자고 하면 검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온당치 않다"고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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