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은 1일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축하 메시지 전달 차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예방했지만, 조 대표의 불만섞인 '쓴 소리'만 얻어 돌아갔다.
***"친정인데 축하메시지라도 보냈어야"**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에 따르면, 조 대표는 우선 "민주당 전당대회 때 대통령이 TV 대담일정을 잡은 데 대해 당 내 반발이 많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유인태 수석이 "특별히 날짜를 맞춘 것이 아니라 방송사의 창사 기념으로 10월에 하자는 것을 날짜를 늦추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조 대표는 "그래도 분당 위기를 맞아 가까스로 살아남아 모든 것을 걸고 한 전당대회였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조 대표는 또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국정운영을 한다고 했고 4당을 모두 똑같이 대하고 협력관계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열린우리당 창당대회때 노 대통령이 축하메시지를 전한 사례를 염두에 둔 듯 "민주당은 친정인데 축하메시지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유 수석이 이에 대해"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도 (축하메시지를) 보내지 않았고, 열린우리당은 창당대회라 했다"고 해명하자, 조 대표는 "우리당도 창당이나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나와 추미애 의원에 대해 섭섭함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노대통령의 SBS TV 좌담 내용을 꼬집었다.
노 대통령이 TV 좌담에서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 성명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조 대표는 "일년 전 것을 꺼내 말하는 것은 좋지않다"며 "국사가 다망한데 대통령이 그런 것까지 생각할 틈이 있느냐"고 일갈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 10년동안 어록에 기억될 것"**
조 대표는 이어 "국정위기, 국가적 위기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무회의 석상에서의 노대통령의 '개와 고양이' 비유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4당과 대화에 노력하겠다고 하더니 '불법파업과 마찬가지'라고 하거나 개와 고양이 싸움을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이런 식으로 자극하니까 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와 고양이' 논란은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법안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2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대치상태를 개와 고양이가 만나면 싸우는 이유에 빗대 소개하며 불거졌었다.
유 수석은 이에 대해"개와 고양이 이야기는 한나라당과 청와대를 말한 게 아니라 코드가 안 맞으면 그럴수도 있다는 얘기를 농담삼아 한 것인데 어떤 장관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기자에게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그런 말이 밖으로 샌 것도 문제"라며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모들이) '참으십시오, 저희가 하겠습니다'라고 말려야 한다"며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이 올해의 가장 기억나는 말로 올라있는데, 아마도 이 말은 앞으로 10년동안 두고두고 대통령의 어록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꼬마 민주당 때 대통령과 유 수석은 호형호제했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유 수석 말을) 잘 안듣는 것 같다"며 "자리란 무서운 것이다. 대통령 자리에 앉으니까 확 바뀌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정무수석은 노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이니 잘 보좌해 달라"며 "우리가 공천한 대통령이니만큼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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