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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방문 계기로 조선족 단식농성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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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방문 계기로 조선족 단식농성 풀어

정부, 조선족 불법체류자는 연말까지 강제추방 유보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단식 중인 서울 조선족 교회를 찾았고, 이를 계기로 지난 14일부터 1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온 조선족 동포들이 농성을 풀었다.

정부는 그대신 5천5백여 중국 조선족 불법체류자들에 대해선 일단 올해 말까지 강제추방을 잠정적으로 유보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다른 외국국적 불법체류 노동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盧 "대통령 되면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노 대통령의 이날 오전 9시께 조선족들이 단식 농성중인 서울 구로6동 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를 찾았다. 이날 방문은 예정에 없던 일이다.

노 대통령은 "선물 줄 형편도 못되고, 정부가 골치 아프니까 농성 해산하라고 협상하러 온 것이 아니다"면서 "역사가 가로막고 국제질서가 가로막고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조선족 동포들의 국적회복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상대 국가(중국)를 존중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잘 안된다"며 어렵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스스로 풀겠다 맘 먹은 것을 대통령이 돼도 못하니 안타깝다"면서 "대통령만 되면 맘대로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법 지키고 해야 한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도 노력해 국적취득의 길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며, 대통령이 관심 갖고 노력하면 공무원도 성의를 갖고 노력하지 않겠느냐"면서 "여러분이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지만 여러분의 후손이나 다른 사람이라도 혜택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날 방명록에 "중국 동포 여러분 힘내세요. 국경과 법.제도가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믿음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건강 잘 돌보십시오"라고 썼다.

한편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날 예정에 없던 방문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기대치를 높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위로 차원에서라도 가자고 하셔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盧 대통령 방문 계기로 단식 풀어**

한편 서울조선족 교회는 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지난 14일부터 서울시내 교회 8곳에서 조선족 2천4백여명이 벌여온 단식농성을 이날 정오를 기해 해제한다고 밝혔다.

서울 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는 "정부에서 중국동포들의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하는 양보안을 제시하는 등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오늘 노 대통령도 방문한 만큼 이를 계기로 단식을 해제키로 했다"면서 "이 양보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조선족교회는 또 지난 14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국적회복 헌법소원의 명단에 오른 5천5백43명에게 자체에서 발급한 주민등록증 크기의 증명서를 이날까지 모두 배포키로 했다.

서울 조선족교회 측에 따르면, 정부가 이 증명서를 받은 중국동포에 한해 일단 올해 말까지 강제추방을 잠정적으로 유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조치는 다른 외국인 불법체류 노동자들과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나고 있어, 앞으로 적잖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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