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내각 '일괄사표' 제출

盧 '수용폭' 관심, 盧 11일 오전 재차 기자간담회

청와대 비서진들과 내각 전원이 1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문희상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 비리 의혹과 국민 지지도 저하 등 일련의 상황과 관련, 재신임을 묻기로 한 상황까지 온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일괄 사의를 표명키로 했다고 이병완 홍보수석이 밝혔다.

또 국무위원들은 이날 아침 고건 총리 주재로 국무위원 긴급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결과 전원 사퇴키로 결정, 고 총리가 노 대통령에게 국무위원 전원의 사표를 전달키로 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이같은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일괄사표 제출은 10일 노무현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이후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대통령이 "축적된 국민불신에 대한 재신임"을 선언한 만큼,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잘못 보필해온 비서진 및 각료들의 일괄사표 제출은 불가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일 오후까지만 해도 비서진과 각료들은 대응방식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청와대의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이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과 관련, 비서들은 일괄사표를 제출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질문에 대해 "그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었다.

고건 국무총리도 이날 노대통령과의 오찬 회동후 "무거운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국정운영에 추호도 차질이 없도록 내각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혀, 일괄 사퇴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비서실과 각료들이 일괄사표 제출로 방향을 급선회한 데에는 대통령이 재신임 선언을 한 만큼 일단 비서들과 각료들이 일괄사표를 제출,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사표 제출로 관심사는 노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노대통령이 11일 오전 재차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