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농민-경찰 대충돌, "이대로 열사를 보낼 순 없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농민-경찰 대충돌, "이대로 열사를 보낼 순 없다"

고 이경해 전한농연회장 영결식, 농민들 분노 폭발

반평생을 농민운동에 바쳐오다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투쟁중 자결한 고 이경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 회장의 가는 길은 마지막까지 편치 못했다.

<사진> 운구사진

***故 이경해 한농연 전회장 영결식 농민들 경찰과 충돌, 수십명 부상**

2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이 전회장의 영결식이 열렸으나, 영결식 마지막 상여를 장지로 옮기기 위해 운구차로 향하던 중 일부 농민들이 "이경해 열사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청와대로 가자"며 상여를 이끌고 올림픽공원앞 대로를 행진하던 중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저지선을 뚫으려던 농민들이 대나무로 만든 만장을 휘두르고 경찰버스를 밀기 시작하자 경찰이 즉각 진압에 나서 농민들을 인도밖으로 몰아내기 시작했고, 수십명의 농민들이 부상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특히 경찰이 운구차를 장지로 이동시키기 위해 운구차를 둘러싸고 있는 농민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운구차에 소화기를 뿌리고 유가족들과 농민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등 큰 마찰을 빚었다.

***성난 농심(農心), "이대로 열사를 보낼 수 없다. 청와대로 가자"**

이에 앞서 고인의 유해를 청와대로 이끄는 과정에서 유족과 농민들간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족들은 고향인 전북 장수에서의 노제와 유해 훼손을 우려해 거리 행진을 반대했다.

그러나 슬픔을 넘어 분노로 가득찬 농민들은 "이경해 열사의 죽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반응도 없다"며 "이대로 열사가 묻혀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은 절대 농사꾼들의 분노를 무시하게 둬서는 안된다"고 상여를 매고 직접 청와대로 찾아갈 것을 주장해 거리행진이 벌어지게 됐다.

***故 이경해씨 마지막 육성, "하나님, 조그마한 한국, 농민, 농촌 지켜주소서"**

이에 앞서 고 이경해 전 한농연 회장의 영결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5천여명의 농민들을 비롯한 사회단체,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농민장'으로 열렸다.

전국농민연대 송남수 상임대표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쓰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잡고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낭독하는 가운데 열린 이날 영결식 중에 고인의 마지막 육성이 방송돼 참가자들을 숙연케 했다.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 전회장의 "하나님 저에게 목숨을 네 번이나 주셨지만 이제 다섯 번 째 목숨을 바친다"라며 "이제 이 한 몸을 조그마한 한국, 그리고 농민과 농촌을 위해 드립사오니 하나님의 뜻대로 하소서"라는 기도문이 퍼지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정현찬 회장은 세계농민단체 '비아 캄파시나'의 라파엘 알레그리아 대표가 보낸 "고인의 죽음은 전세계 농민들에게 깊은 슬픔과 큰 힘을 줬으며 고인의 희생으로 각료회의가 아무런 성과없이 무산된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은 WTO협상에서 농업을 제외시키자는 전세계 농민투쟁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신을 낭독해 세계농민장의 뜻을 기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