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정부 입장이 나온 후 대응하겠다는 기존의 태도에서 한걸음 나아가 파병찬성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명분은 ‘한미간 협력’이었고 방법은 ‘유엔 결의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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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엄청난 도움 받아. 대통령 분명한 리더십 보여야"**
최 대표는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가진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 연설에서 “한국은 지난 50년간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았고 미국은 지금 이라크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복잡한 한미관계를 생각해 분명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파병의 규모와 임무, 경비 등에 관해 한미간 결정된 바가 없고, 유엔에서도 결정된 바가 없어 노무현 대통령이 머뭇거리고 있으니 유엔 안보리 결의로 뒷받침되는지가 의사결정에 중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큰 틀은 한미관계를 신중하고 깊이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한미공조를 위해 파병해야 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최 대표는 이에 앞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유엔 결의가 나오면 (추가파병에 대한) 한국민들의 여론은 보다 호의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난 총장은 “이라크전에 이르는 과정에서 유엔 회원국간 이견이나 분열이 있었으나 현재는 유엔 안보리 두 번째 결의안의 성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본격적 여론몰이 나섰나**
최병렬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파병 지지 입장을 정한 뒤, 본격적 '여론몰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최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15일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과의 면담에서 “지난번 아프간과 이라크에 대한 비전투병 파병문제에서도 한나라당은 집권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극 통과시켰다”고 말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그는 “추가파병 문제는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와 협의해 노 대통령이 결심, 국회에 동의를 요구하면 우리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선(先)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선에 머물렀었다.
따라서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의 이날 발언은 유엔 결의안을 매개로 파병 찬성을 표명할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권기홍 노동장관 추가해임 가능성도 거론**
최대표는 다만 뉴욕주재 한국언론사 특파원 간담회에서는 국내여론을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이 최종결심을 내리고 국회에 동의안을 내면 그때 당론을 결정할 것이며 이런 입장을 미국 관계자들에게도 분명히 밝혔다”고 한걸음 뒤로 뺐다.
한편 최 대표는 뉴욕주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두관 행자장관 외 다른 각료에 대한 해임도 추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노동부 장관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귀국후 추가 해임안을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 대표는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27일 “권기홍 노동장관처럼 파업이 발생해도 먼산 보듯 서있고 노동자편이라는 말을 하면 즉각 해임안을 낼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이 과거 재임했던 노동장관에 대한 불만을 표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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