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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뜻을 따르겠다", 농민 또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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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뜻을 따르겠다", 농민 또 분신

故 이경해씨 추모집회 도중 농민 분신, 생명 위독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반대해 자살한 고 이경해씨에 대한 추모집회 중 한 농민이 분신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연일 성난 농심(農心)이 폭발하고 있다.

***故 이경해씨 추모집회 도중 농민 분신기도**

18일 저녁 경북 성주에서 열린 ‘고 이경해 열사 추모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농민 박동호(34. 성주군 대가면)씨가 갑자기 온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여 분신을 기도해 현재 중태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박씨는 추모집회가 끝난 뒤 가두행진이 시작될 무렵 행진 대열 뒤쪽의 무대 계단 부근에서 소주병에 든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가지고 있던 촛불로 불을 붙였으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초기에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인근에 있던 집회 참가자들에 의해 성주 세강병원을 거쳐 대구 영남대 의료원으로 옮겨졌으며, 목과 얼굴, 등 부분에 3도 화상을 입은 상태로 심한 화상과 폐속의 화기로 인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사의 뜻을 따라 살겠습니다” 분신 계획했던 듯**

분신 동기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박씨가 집회 전부터 휘발유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우발적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국농민회측 관계자도 “연단에 오른 박씨가 ‘이경해 열사님 사랑합니다. 열사의 뜻을 따라 살겠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다 무대 뒤쪽의 계단에서 분신했다”고 전해, 최근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씨가 故 이경해씨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분신을 기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집회는 故 이경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전 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한농연 성주군 연합회, 전국농민회 등 지역 7개 농민단체 소속 농민 7백여명이 참가했다.

***박씨, 태풍에 참외 비닐하우스 완파**

박씨의 분신에 대해 한농연은 19일 성명을 통해 "평소 노모를 극진히 모시며 하우스 참외농사로 성실하게 생계를 꾸려 온 박동호 농민이 태풍 '매미'에 비닐하우스가 완파돼 농사를 망쳤다"며 "이 사실을 전해들은 4백만 농민들은 다시 한 번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안을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한농연은 또 "극심한 냉해와 병충해, 태풍 '매미'가 불러온 사상 최악의 흉년으로 농민들은 기초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음에도 정부는 보상은 거녕 실질적인 재해지원마저 받지 못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농산물 수출 선진국들에게 농간당하며 농업 완전 개방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이같이 상처받고 멍든 농심을 추스르고 달래주기는 커녕 노무현 대통령 및 경제부총리, 농림부장관은 '농산물 시장 개방이 대세'라며 농정실패에 대한 회피하고 있다"고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19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에서는 한농연 전농 등 농민단체가 주축이 돼 '농민운동가 故 이경해 열사 추모 촛불집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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