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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용자 대항권' 대폭 강화

노동부 '노사관계 로드맵' 발표, 재계 환영-노동계 반발

불법파업에 대해서도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할 수 있게 하고, 공익사업장의 합법 파업에 대해서도 신규채용과 하도급을 통한 대체 근로를 허용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관계 개혁 로드맵’이 공개됐다.

그러나 재계가 쌍수 들어 환영한 반면 노동계 반발이 커 앞으로 노사정위원회에서의 조정절차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대항권 대폭 강화**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4일 오전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의‘노사관계 개혁 로드맵’을 보고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현행법은 사용자의 직장폐쇄를 합법 파업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 허용범위가 불법 파업으로까지 확대돼 사용자의 '대항권'을 크게 강화시켰다.

또한 사용자는 앞으로 공익사업장의 합법 파업에 대해서도 신규 채용과 하도급을 통해 대체근로 인력을 투입할 수 있고, 파업시 업무 유지를 위한 최소인원 파업 금지의 원칙도 적용되게 된다.

또한 공익사업장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려면 7일이상 사전예고해야 하고 긴급조정제도의 조정기간도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재천명했다.

***부당노동행위 사용자 형사처벌 규정 완화**

노동부는 또 현행 제도가 부당해고시 사용자에 대해 5년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토록 하고 있는 조항을 바꿔, 앞으로는 형사처벌 조항을 없애고 화해제도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노동부는 이밖에 노조 전임자 급여지원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예외규정을 둬 노조 규모에 따라 법령이 정하는 기준내에서 최소한도의 전임자 급여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조합비 일괄공제와 근무시간중 조합활동 보장 ▲노조에 대한 편의 제공, 교섭 및 쟁의절차 관련 사항 등 단체교섭 사항 명시를 통한 쟁의 대상 확대 ▲초기업 노조 가입 자격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보고된 '노사관계 개혁 로드맵'은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부에 넘겨져 입법절차를 밟게 된다.

***재계 대환영, 노동계 반발**

‘로드맵’에 대해 일단 재계에서는 일제히 환영성명을 냈다.

전경련은 공식논평을 통해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뒤늦게 나마 산업평화를 위한 적극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평가한다”고 했고,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내고 “노사관계 전반에 대한 개혁 청사진 제시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재계가 환영하고, 노동계가 반발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로드맵‘이 사용자측에 유리하게 설정된 측면이 있어 노동계의 적극적인 반발이 예상돼 앞으로 노사정위에서의 논의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 관계자는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사용자 편을 들어주고, 이미 사업장 별로 시행되고 있거나 단체협상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만 노동계 입장을 반영했다”며 ‘로드맵’이 불공정함을 토로했다.

‘로드맵’은 노사정위에서 논의가 되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도 ‘주5일 법안’과 같이 공익위 중심으로 정부에 입안되기 때문에 노-사-정 갈등의 또다른 불시가 되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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