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2000년 4.13 총선 당시 현대측으로부터 현찰로 제공받은 2백억원 외에 다른 기업으로부터 수십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당시 총선 비자금 사건의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 권노갑 전고문 타기업에서도 수십억원 이상 수뢰 혐의 포착**
‘현대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31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를 통해 권씨가 2백억원과 더불어 추가 수수한 거액의 돈이 정치권에 유입된 단서를 잡고 이르면 이번주중 관련 정치인 3~4명에 대한 소환절차에 착수할 방침임을 밝혔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권씨와 관련 인물 등의 계좌추적과 수사 과정에서 권씨가 추가로 뭉칫돈을 받은 의혹을 포착했다”며 “이 돈의 출처는 확인해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며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SK해운 2천억원 분식회계에 따른 비자금에 무게**
검찰은 권씨가 받은 이 뭉칫돈이 SK해운이 2천억원 이상의 분식회계를 통해 마련한 비자금 중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확인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2천억원 분식회계를 통한 SK해운 비자금의 규모로 볼 때 현대비자금 이상의 비자금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커 권씨 외에 여야 정치인 상당수가 연루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0년 4.13 총선에 대한 정치자금법상의 공소시효가 지나 정치인에 대한 소환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다른 혐의를 포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완씨, “현대아산에서 2백억원 받아 1백50억원 전달”**
검찰은 또 해외 도피 중인 김영완씨로부터 현대아산측에서 현금 2백억원을 받아 1백50억원을 권씨에게 전달하고 50억원을 보관하고 있다는 진술을 받아 일단 권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2000년 2월 김영완씨 등과 함께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금강산 카지노. 면세점 운영허가 등을 대가로 총선자금을 지원받기로 하고 같은해 3월 중순에서 하순사이 현금 2백억원을 김씨를 통해 제공받아 이 돈을 자신의 집에 보관하면서 권씨의 지시에 따라 여러 차례에 걸쳐 권씨 집에 1백50억원을 현찰로 배달했으며, 나머지 50억원은 계속 보관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지금까지 “총선 전 지인 5∼6명으로부터 현금 1백억원과 김영완씨로부터 10억원을 빌려 김옥두 의원(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에게 제공했으며, 차용금의 80% 가량을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검찰은 김씨의 진술과 김옥두 의원에 대한 전화조사 결과 권씨의 주장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김씨는 권씨의 주장에 대해 “권씨가 나에게 10억원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고, 김의원은 당시 권씨가 3명으로부터 1백10억원을 빌려 50억원을 변제했으나 이 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각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진술 엇갈리는 40억원의 행방은**
한편 김씨가 권씨에게 1백50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권씨와 김의원은 총선자금으로 1백10억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일치하기 때문에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권씨가 40억원을 착복했거나 다른 용처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김씨는 미국에서 체류하며 변호인을 통해 진술서와 자료를 보내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귀국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현대비자금 1백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해서도 이번주중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 추가기소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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