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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숙소 놓고 이견, 상봉행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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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숙소 놓고 이견, 상봉행사 '빨간불'

북한, 금강산 관광 재개위한 노림수?

오는 25일로 예정돼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숙소로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남측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숙소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강산 관광을 조속히 재개하려는 북한이 숙소 문제를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열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시 이산가족들의 숙소로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사용하겠다고 북측에 통지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4일 통지문을 통해 남측이 요구한 호텔에는 금강산 관광이 예약되어 있어 숙소로 사용할 수 없다면서 해금강 호텔과 현대 생활관을 사용하라고 전달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북측이 제안한 숙소를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5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해금강 호텔은 안전에 문제가 있고 현대 생활관은 규모가 작아 상봉행사를 원활히 진행하기 힘들다"며 "북측이 이러한 시설을 우리측 숙소로 제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9년 및 2010년 상봉행사에서와 같이 우리 측 숙소로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북측에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 2013년에 촬영된 해금강 호텔 전경. 해금강 호텔은 지난 2008년 이후 정기적인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곳곳에 녹이 슨 흔적이 보인다.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

해금강 호텔은 선상호텔로 지난 4차~16차 이산상봉 때 남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로 쓰인 곳이다. 그러나 2008년부터 사실상 사용이 중단돼 시설이 노후된 상태다. 이 당국자는 "해금강 호텔은 상봉할 때 사용했던 당시에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측의 요구대로 해금강 호텔을 실제 사용하려면 상당한 시간의 설비 보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북측이 제시한 현대 생활관 역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시설이다. 현대 생활관은 총 93실의 공간으로 100여 명 정도만 수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상봉행사에서 한 차례도 사용된 적이 없다. 이 시설은 지금까지 현대아산 관계자들의 숙소로 사용되어 왔다.

정부가 시설이 낡은 해금강 호텔과 규모가 작은 현대 생활관을 숙소로 이용하라는 북측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측이 이번 제안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남측에 대한 불만을 표출함과 동시에 회담을 조속히 열자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측의 이번 조치를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기회 있을 때마다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측이 마식령 스키장을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금강산 관광에 목을 매는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알리면서 관광 재개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측에 전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 선임연구원은 이번 숙소 문제로 이산가족 상봉이 취소되는 상황까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취소까지 가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교각살우'가 될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닌 상태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북측이 취소하면 금강산 관련 회담을 다시 열기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측이 남측에 숙소 문제와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할 때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거론했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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