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개막하는 핀란드 17세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새로운 프리킥 룰을 선보이고 결승전을 포함해 10경기가 펼쳐지는 헬싱키경기장이 '인조잔디'로 돼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미국과 첫 예선경기를 펼치는 한국팀은 4강까지는 헬싱키경기장에서 경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인조잔디보다 새 프리킥 룰에 잘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덕여 감독도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프리킥 룰에 대해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주지시켜 화를 부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피디한 경기와 공격축구를 위한 프리킥 룰**
FIFA가 이번 대회에서 시범적으로 내놓은 프리킥 룰은 프리킥을 찰 때 상대 수비수들이 9.15m의 간격을 두지 않으면 옐로 카드를 받게 되고 공격팀은 페널티지역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프리킥 지점을 골문 쪽으로 전진시켜 차도록 하는 것이다.
이 룰은 심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프리킥 시 9.15m의 간격을 두지 않은 수비팀에게 불이익을 줘 경기지연행위도 막고 공격적인 축구를 유도하려는 FIFA의 배려에서 나온 것으로 핀란드 대회에서 반응이 좋을 경우 관련규정을 신설할 것으로 보여진다.
***FIFA 블래터 회장 "2010년 월드컵은 인조잔디축구장에서 치를 수 있다"**
프리킥 룰과 함께 팬들의 관심을 끄는 핀란드대회의 키워드는 '인조잔디'이다.
인조잔디는 美 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즈의 홈경기장 애스트로돔에 사용됐던 애스트로 터프가 1966년 발명되면서 알려졌고 1980년대 초반 영국축구에서도 보이긴 했지만 천연잔디에 비해 선수들의 부상위험이 커 축구에는 크게 활용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기술발달로 천연잔디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21세기형 합성 인조잔디가 속속 출현하면서 경기장관리에 경제적이며 연중 푸른 빛을 유지할 수 있는 인조잔디축구장이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FIFA의 셉 블래터 회장은 아프리카대륙에서 펼쳐질 예정인 2010년 월드컵에는 '인조잔디축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축구계에서는 FIFA가 주관하는 대회가운데는 최초로 인조잔디에서 펼쳐지는 핀란드대회가 '인조잔디 월드컵'의 전초전이 될 것 이라는 견해를 펼치고 있다.
***인조잔디경기장 유행할 전망이지만 문제점도 여전히 산재**
현재 인조잔디축구장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잉글랜드 프레미어리그의 첼시구단의 유소년팀은 이미 인조잔디경기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햇빛이 부족해 한 시즌에 잔디를 두 번이나 갈아야 하는 네덜란드의 아약스는 인조잔디경기장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계획은 맨체스터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나 인터밀란, AC밀란의 홈구장 산 시로도 마찬가지다.
반면 연습경기장은 몰라도 실제축구경기를 인조잔디에서 하는 것에 반대하는 쪽도 많다. 네덜란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인조잔디경기장에서의 실제경기에 대해서는 38%만이 찬성한 바 있다.
'축구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의 경기장관리책임자를 역임했던 스티브 팅글리는 영국언론을 통해 "1980년대에 비해 인조잔디의 단점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산재해 있다"고 밝혔다.
팅글리는 "인조잔디경기장의 그늘 진 부분은 여전히 이끼에 취약하고 추운날씨에는 땅이 잘 얼기 때문에 관개와 배수가 매우 중요하다"며 "중요한건 환경적 측면에서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와 같이 산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프리킥 룰은 FIFA의 규정으로 채택될 확률이 높지만 인조잔디축구장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천연잔디의 장점을 많이 흡수한 새로운 개념의 인조잔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이 우세하긴 하지만 반대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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