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이라크인이자 당신들의 형제인 우다이와 쿠사이, 그의 아들 무스타파는 신을 위해 순교했다. 그들은 천국에 있는 자비로운 신의 품에 푸른 새가 되어 안겼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아들과 손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라크인의 저항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또 내보냈다.
***BBC, “진짜 후세인인 듯...아들 죽음 확인”**
아랍어 위성방송 알-아라비아는 29일(현지시간) 후세인의 육성이 녹음됐다는 테이프를 방송했다. 지난 4월 9일 바그다드가 함락된 이후 5번째 녹음 테이프다.
이날 아침 알-아라비아에 전달된 이 테이프에서 후세인은 “신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신실한 모든 시민들의 바람인 영광스러운 소식을 전한다”면서 우다이와 쿠사이를 ‘순교자’로 칭송했다. 테이프는 “그 용맹스런 전투는 6시간 동안 계속됐다”며 “그들이 신을 위해 순교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테이프는 이어 “미군이 그들을 죽였다면 우리 조국의 모든 젊은이가 성전의 전장에서 쿠사이와 우다이가 될 것”이라며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미군은 패배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후세인 목소리에 익숙한 BBC.로이터 등의 기자들과 미국의 정보당국자들은 이 테이프의 목소리가 후세인의 것과 거의 유사하다고 말했다. 테이프는 녹음 일자가 7월로만 명시됐을 뿐 정확한 날짜는 언급되지 않았으며 음질은 매우 안좋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테이프가 진짜 후세인의 것이라면 최근 미국에 의해 공개돼 진위 논란이 일었던 우다이와 쿠사이의 시체 사진은 진품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BBC 방송은 보도했다.
BBC의 헤바 살레 기자는 "후세인의 방송이 바트당 충성파들의 결의를 높이게 될 수는 있지만, 아랍인들은 미군에 대한 저항을 후세인을 위한 것으로 믿고 있지는 않다"고 평했다.
***미, “저항하면 사살...생사는 후세인 스스로 결정”**
‘지하드’를 호소하는 후세인의 테이프가 계속 방송되는 상황에도 불구, 미국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소재에 관한 제보가 계속 들어와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은 후세인과 몇시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목에 올가미가 점점 조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미국은 특히 후세인 정권의 지도급 인사 68명을 포함, 구금된 1천1백명의 사람들이 후세인에 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그러나 후세인 체포가 임박했다는 추측을 진정시키면서 그의 생포 여부는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입장을 29일 나타냈다.
미 합참 작전국장인 노턴 슈워츠 공군중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세인의 소재에 관한 제보자들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말하면서도 후세인이 사살.생포 여부에 관계없이 미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게릴라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후세인을 잡을 것이지만 그에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로런스 디 리타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대부분의 경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추격을 당하는 사람이다. 우다이와 쿠사이는 대항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생포되지 않았다”고 말해 저항할 경우에는 사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행정부와 군 당국자들의 이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것이 외신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또 계속되는 게릴라 공격으로 ‘제3의 걸프전쟁’이라고까지 불리는 최근의 상황은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라크인들이 가진 반미.반이교도 의식 때문이고 따라서 공격은 미군이 주둔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라크인들의 게릴라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은 지난 5월 1일 ‘승리선언’이후 50명, 후세인 아들들의 사망 소식 이후 11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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