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새만금사업 집행중지 결정으로 새만금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불교, 천주교 3대 종단이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65일동안 3백5km의 ‘새만금 갯벌 살리기 삼보일배’ 고행을 수행한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가 참석해 최근 새만금사업 논쟁을 계기로 상생과 화합의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1> 기자회견
***노대통령 직접 나서 갯벌도 살리고 전북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 찾아야**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대 종단은 ‘노무현 대통령님께 드리는 제안서’를 통해 “상황이 대단히 어렵고 절박한 이 때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님이라는 믿음이 우리 3대 종단 대표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새만금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민들의 숙원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모색해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들은 “새만금 사업으로 확정된 중앙정부의 재정과 정책을 전북 발전에 투자하는 방법도 중요한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정부의 의지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새만금 특별위원회가 아닌 참여 정부라는 취지를 살려 종교. 시민사회. 환경단체 대표들과 이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신구상기획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3대 종단의 기자회견은, 과거 개발중심의 생명파괴 정책에 제동을 걸어 생명존중이라는 종교의 근원적 사상을 실천하는 한편, 갯벌을 살리는 동시에 전북을 위한 실질적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사회통합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기독교환경연대 김영락 목사는 “새만금 갯벌 살리기 삼보일배를 환경운동의 일환으로만 보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삼보일배는 생명경시 풍조와 물욕이 넘쳐나는 잘못된 가치관을 속죄하는 뜻이었으며, 사회 안에 생명존중 가치관이 보편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목사는 또 “새만금 문제에 대해 전북도민과 함께 대화하며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2>삼보일배 성직자
***문규현 신부, “법원의 중지 결정은 정부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삼보일배 이후 무릎수술로 지팡이를 짚고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수경스님을 비롯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나타낸 4명의 성직자 중 문규현 신부가 대표로 지난 삼보일배와 최근 새만금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소회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문신부는 기자회견에 앞서 “먼저 새만금 갯벌 살리기 삼보일배에 함께 기도하고 걷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새만금 방조제 공사의 잠정적 중단 결정을 내린 법원의 용기 있는 판단에 말 못할 고마움과 존경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문신부는 정치권과 정부에 대해 새만금 문제를 여전히 정치적인 목적과 이해관계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하며 정부의 새만금사업에 대한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신부는 “삼보일배 기간동안 청와대는 고행을 집단이기주의라 불렀고, 그 어떤 비서관도 성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았으며, 삼보일배 끝난 뒤 비서관 몇 명이 새만금에 갔지만 일방적인 농림부의 홍보 속에 관광을 했다”라며 “이러한 정부의 현실 인식과 국정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문신부는 또 “이번 법원의 결정이 정부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눈앞에 총선을 의식해 급한 불 끈다는 생각으로 현재 틀 유지한다면 노무현 정부는 헤아릴 수 없는 수렁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라며 “정부는 5년이지만 국민의 삶은 길고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촉구했다.
<사진3>문규현 신부
아울러 문신부는 “이 순간 간절히 바라는 것은 상생과 화해가 공존하는 생명이 소중한 평화로운 사회”라며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 살리는 계획을 세워 이 시기의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더욱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리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삼보일배를 통해 모든 생명을 사랑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는 문신부는 “낮추고 또 낮추어 지난 우리의 삶을 참회하며 못 생명의 고통에 귀 기울이며 함께 고통 나누며 살도록 하겠다”라며 이후에도 생명을 위한 고행을 그치지 않을 것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3대종단, “새만금 갯벌 살리기 생명운동 계속할 것”**
기독교, 불교, 천주교 3대 종단은 지금까지의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의 활동경과 및 이후 활동계획을 발표하고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불교계를 대표한 현고 스님(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은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이 이미 삼보일배를 방문한 자리에서 삼보일배는 종단 전체의 뜻임을 밝혔다”라며 “특히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 자연에 대해 인간이 더욱 겸손해지는 다양한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를 대표한 황창연 신부(천주교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 총무)는 “새만금사업에 반대하지 않으면 거대한 살상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천주교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를 대표한 이근복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부회장)는 “전북에 있는 일부 개신교 교회가 새만금 사업을 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개신교회는 새만금 갯벌을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음은 전국적인 개신교회의 서명운동을 통하여 확인한 바 있다”라며 “코 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미래 후손들이 누려야 할 대자연이 주는 혜택을 강탈하려하는 정치인들은 각성하고, 속히 새만금 갯벌을 살리면서 전북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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