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국회 2010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 특위에서 김운용 위원의 소극적인 유치활동에 대해 몇가지 정황이 새로 포착됐다.
공로명 유치위원장은 "전투엔 이겼지만 전쟁엔 졌다"라는 한 마디로 김 위원의 유치활동을 비난했으며, 김진선 강원지사도 김 위원이 외신을 통해 "평창은 2010년에는 어렵다"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평창을 찍지말라"**
공 위원장은 "사마란치 전 IOC위원장은 바르셀로나에서 나에게 '김운용 위원이 부위원장에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해줬고 이 얘기를 들은 김운용 위원은 '나에게 쓸데 없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고 역정을 냈다"며 김운용 위원이 오래 전부터 부위원장 선거에 관심이 컸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공 위원장은 이어"이름을 밝힐 수 없는 유럽의 IOC 위원이 나에게 '김 위원이 평창은 2014년에 하자고 돌아다닌다'는 말을 해줬고 북미의 IOC 위원은 IOC 총회장에서 '김 위원이 평창을 찍지말라고 말했다'고 전해줬다"며 IOC 부위원장 출마를 염두해 둔 김운용 위원의 유치 반대활동을 비난했다.
김진선 강원지사도 "김 위원은 지난 5월 15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 이후 외신을 통해 '평창은 2010년은 어렵고 2014년을 노려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IOC위원에 대한 직접거명이나 국익에 도움이 안되는 질문은 삼가자'는 사회자의 진행발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민주주의에는 희생이 뒤따른다"며 "김운용 의원논란에 관한 문제는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시시비비를 정확하게 가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함 의원은 "국내언론에서는 해외 IOC의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나도 IOC위원들의 명함을 40장이나 받았다"며 "김운용 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투표 하루 전날인 7월1일 각국 IOC 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아들구명은 해주려 했으면서 왜 강력하게 불출마요청은 못했나**
김운용 의원 아들 문제도 거론됐다.
한나랑당의 엄호성 의원이 "김운용 위원의 아들 김정훈씨가 유치활동을 위해 불가리아로 간다는 사실을 들었나"라고 질문하자, 공로명 유치위원장과 김진선 강원지사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엄 의원은 "정부는 김정훈 씨를 구명해주려 했으면서 왜 김 위원에게는 강력하게 불출마요청을 못했나"라고 묻자, 이창동 문광부장관은 "아들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아버지로서 김 위원이 유치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김 위원에게 강력하게 불출마요청을 하지 못한 것은 정부가 IOC 위원에게 압력을 행사할 경우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엄 의원은 "김운용 위원이 부위원장 불출마를 선언했으면 유럽쪽 IOC위원들이 평창을 지지했겠냐"고 묻자, 이창동 문광부장관은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공로명 유치위원장은 "김 위원은 부위원장 선거이전에 유럽지역 IOC위원들과 결탁해 그쪽 표를 가져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맨처음 '유치방해설'을 주장했던 한나라당의 김용학 의원은 "이번 문제가 정치쟁점화돼서도 안되며 IOC를 결부시켜서도 안된다"면서도 "김운용 위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실패의 희생양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스포츠계의 거물인 김운용 위원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비리를 덮어왔던 게 사실"이라며 "김운용 위원이 정말 평창의 동계올림픽개최를 원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재차 의혹설을 제기했다.
***2014년 무주인가 평창인가**
무주-평창 밀약설도 논란이 됐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KOC(대한올림픽위원회)의 중재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우선권을 무주가 갖는 것에 합의했다"고 밀약설을 시인하면서도 "단 IOC가 인정하는 스키장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고 주장해 약속 파기 의사를 시사했다.
김 지사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후보 결정문제는 평창이 유치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등을 고려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약속 파기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이연택 KOC 위원장은 "무주와 평창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는 내가 KOC위원장을 맡지 않아 아직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KOC총회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뺌했다.
이날 회의에서 융단폭격을 받은 김운용 위원은 "평창에 투표하지 말라고 IOC 위원들에게 얘기한 적 없다"며 "만약 그런 IOC 위원이 있다면 IOC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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