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백15차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가 열린 체코 프라하에서 고건 총리와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김운용 IOC위원을 따로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며 IOC 부위원장 불출마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6일 국무총리실 관계자가 밝혀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국무총리실 언급은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김운용 위원의 책임이 있음을 시사하는 정부 입장의 표명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고 총리의 김운용 위원 IOC부위원장 불출마 요청'이 드러나면서 김운용 IOC 위원의 `평창 유치 방해설'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자 정확한 경위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고 건총리-이창동 장관, 김운용 위원에게 IOC 부위원장 불출마 요청**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 프라하를 방문했던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고 총리와 이 장관이 IOC 투표 하루전인 1일 프라하의 한 호텔에서 김 위원과 조찬간담회를 가졌다"라며 투표일에 앞서 IOC의 분위기를 점검하고 김 위원에게 평창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 총리와 이 장관은 당시 김 위원의 IOC 부위원장 출마여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막판 관건이라고 보고 김 위원의 불출마를 간곡하게 요청했으나 김 위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면담은 고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나 당초 예정보다 빨리 30분만에 끝났다. 김 위원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이 안된 정도가 아니라 방해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7일 오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최만립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부위원장도 "고 총리와 이 장관이 프랑스, 파나마 등의 IOC 위원들과 만나서 김 위원의 IOC 부위원장 당선과 평창 동계올림픽개최를 다 가져갈 수는 없다는 얘기를 듣고 김 위원의 불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IOC부위원장 출마가 평창유치에 피해줬다는 것은 한국적인 생각"**
하지만 6일 귀국한 김운용 위원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IOC 부위원장 당선을 위해 2010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반대운동을 벌였다는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은 "현지 신문과 인터뷰에서 평창이 이번엔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외신에 평창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했다"면서 "이런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IOC위원들에게 직접 듣고 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나는 내가 누구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평창이 탈락하기 전까지는 IOC 부위원장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후 IOC 내부사정과 일부 위원들의 권유가 있었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태권도를 보호하기 위해 부위원장직에 출마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IOC 부위원장 출마가 평창 유치에 피해를 줬다는 비난에 대해 그는 "이는 '한국적인 생각'이며 IOC 안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나를 추종하는 위원들이 떨어져 나가 결과적으로 더 도움이 안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측 관계자는 캐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운용 책임'을 시사한 아벨란제 IOC위원에 대해서도 "아벨란제는 평소 김운용 위원에게 적대적이었으며 캐나다 밴쿠버를 지지했던 위원"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진상파악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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