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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합의는 정부 팔목 비틀기로 강제돼"

신한 직원 2천여명 '촛불 침묵시위', 조흥노조 반발

신한은행 노동조합(위원장 이건희)이 25일 ‘촛불 침묵시위’에서 신한은행이 배제된 6.22 합의는 원천무효라며, 특히 조흥은행과의 합병시 반드시 '신한 브랜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신한-조흥 합병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도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 상당 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촛불시위

***"6.22 합의는 정부의 팔목 비틀기에 의해 강제된 것"**

신한은행 전체 4천5백여명의 직원 중 수도권 지역 직원 2천여명이 모일 정도로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 서울 남대문 본점에서 오후 9시부터 치러진 이날 집회는 은행가 제창, 노조위원장 인사, 촛불점화, 침묵시위, 소원지 태우기 등의 순서로 1시간동안 치러졌다.

지난 24일 취임한 이건희 노조위원장은 집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2일 체결된 합의문은 정부의 팔목 비틀기에 의해 강제됐고 신한은행의 이해와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합병 당사자인 신한은행 노조가 배제된 6.22 합의사항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특히 신한은행이라는 브랜드를 지켜나갈 것임을 결의한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이위원장의 다짐은 현재 신한은행 직원들이 "신한은행이라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6.22합의에서 통합은행의 브랜드를 조흥으로 하기로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매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었다.

***은행가 3번이나 합창**

이날 집회는 여느 일반적인 노조의 집회와는 다르게 은행가를 3회나 합창할 정도로 신한은행 특유의‘애사심’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조관계자는 “이번 촛불집회는 순수히 직원들의 열의에 의해 기획되고 자발적 참여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촛불’은 ‘평화’를, ‘침묵’은 ‘무언의 항의’의 뜻으로,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업무를 모두 마치고 밤 9시에 치러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침묵시위는 지난 22일 조흥은행 합병에 대한 합의에 대한 신한은행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것이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6.22 합의후 행내 직원 게시판에 하루에만도 수백건씩의 항의의견을 올렸고, 이러던 중 25일 한 직원이 촛불시위를 제안해 이를 노조가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신한노조와 금융노조 갈등 심화**

이날 집회에서는 조흥은행 노조의 입장만 대변한 금융노조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이병철 전노조위원장은 이번 신한은행 집회를 노-노(勞勞) 갈등으로 보는 일부 시각과 관련,“노-노 갈등은 없다”라며 “신한노동자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을 당연히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금융노조 상근자중 다수가 조흥은행 출신으로 구성돼 있어 금융노조가 조흥은행 이해만 대변하고 있다"며 "금융노조가 계속 이런 식으로 운영되면 신한 노조가 금융노조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25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합의서 작성시 신한은행 노조와 충분한 논의를 가졌다”며 “신한은행 노조의 합의서 원천무효 발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당초 이날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신한은행내의 거센 반(反)금융노조 분위기에 따른 '불상사'를 우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 대해 “직원들이 신한은행을 사랑해 직접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통합에 합의를 한 이상, 신한과 조흥이 하나로 융화돼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얻어야 한다”라며 지나친 감정대립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을 경계했다.

***조흥 노조, "신한주장은 조직이기주의의 발로"**

하지만 조흥은행 노조도 강력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노조가 조흥은행 인력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신한'이라는 은행 명칭을 지키기 위해 촛불 시위까지 벌이자 조흥은행 노조는 25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노동운동이라는 대의에 부합되지 않음은 물론 조흥은행 직원의 희생을 자신들의 조직을 위해 이용하겠다는 조직이기주의의 발로"라고 신한노조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노조는 특히 노.사.정 합의안을 파기하라는 신한노조의 요구에 대해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신한노조의 이같은 반발은 매각 저지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해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조흥은행 직원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이며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조흥은행 노조는 허홍진 위원장을 비롯한 핵심간부 16명에 대한 경찰 수배로 잠적한 상태여서, 조직적 대응은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계에서는 6.22 합의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상당 기간 신한-조흥간 대립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합병 시너지가 창출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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