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천, 대구 지하철의 파업이 24일로 임박한 가운데, 철도노조가 28일 파업을 선언하고 있고, 버스노조와 택시노조도 30일 한국노총의 총파업에 가세할 예정이어서 정부의 대응 방식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하철, 1인승무제 철폐 등 요구하며 24일 파업돌입 예정**
가장 먼저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부산, 대구, 인천 지하철 노조는 ▲1인승무제 철폐 ▲외주용역화 철폐 ▲안전요원 확충 ▲대정부 교섭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진행중이며, 결렬될 경우 24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하철 3사의 노조는 “지난 대구지하철 참사를 통해 안전문제가 드러난 만큼, 1인승무제를 철폐하고, 안전요원을 확충 및 내장재 전면 교체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또 “매표와 전동차 관리 등의 외주용역화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배치되는 일”이라며 외주용역화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에 사측은 안전문제와 관련된 일부 사항은 현재 추진 중이나, 1인승무제와 외주용역의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측은 1인승무제의 경우 원천적으로 신형 지하철 시스템이 1인승무가 가능하도록 구축돼 있고, 2인승무제를 실시할 경우 엄청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외주용역의 문제도 현재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안전요원 확충과 내장재 교체 요구는 현재 공익근무요원 2천3백명을 지하철 안전요원으로 활용키로 했고, 내장재는 정부에서 50%의 예산을 지원해 곧 전면 교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게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지하철의 파업에 대해 정부는 “지하철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인 만큼 대정부 협상은 적절하지 않다”며 “불법이 발생할 때는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라는 입장이다.
***철도노조, 구조개혁안에 반발해 28일 파업 계획**
철도문제는 이미 지난 4월 파업위기를 넘겼지만, 그 당시 합의안 이행 여부를 두고 정부와 노조가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철도노조는 철도 공사화 구조개혁과 관련 “정부와 국회가 지난 19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한국철도시설공단법을 통과시킨 것은 4월 합의 당시 철도구조개혁 과정의 노조와의 협의 약속을 정부가 깬 것”이라며 28일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철도노조는 이 밖에도 ▲공무원 연금 승계 ▲고속철도 11조 부채 정부인수 ▲복선, 전철화 사업 운영부문 담당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무원 연금승계의 문제는 올 연말 국민연금법 개정시기에 맞춰 다시 논의하기로 했고, 고속철도 부채와 복선, 전철화 사업은 ‘수익자 부담’, ‘시설, 운영분리’라는 철도구조개혁의 근본 취지상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버스, 택시 30일 한국노총 총파업 가담키로**
한국노총이 30일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산하 서울시 버스노조와 택시노련이 총파업에 가세하기로 했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버스노동자 폭행자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운수노동자 근로기준에 관한 특별법 제정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고, 택시노련은 ▲LPG 면세유 지급 ▲부가가치세 완전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하철, 철도, 버스, 택시 등의 파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부분이 대중교통수단으로 국민들의 편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다가 동시 다발적으로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그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6월 하순 노동계의 연쇄파업 일정에 정부 부담**
한편, 민주노총이 경제자유구역법에 반대해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하고, 농민들이 한칠레FTA 저지를 위해 연일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6월 하순에 집중돼 있는 지하철, 철도 등의 파업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경련과 경총 등 경제5단체는 23일 긴급 회장, 부회장단 회의를 열고 “정부가 노동계 총파업에 밀려 주요 정책결정을 변경하는 등 법과 원칙을 훼손한다면 경제회생 뿐만 아니라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꿈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강력한 의지와 결단력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정부에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재계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뒤부터 보수언론과 손잡고 ‘규제완화’란 이름으로 재벌개혁을 포기시키는 한편, 사사건건 노무현 정부가 노동계에 끌려다닌다고 ‘친노정부’ 운운하며 노(盧)-노(勞) 싸움을 부추기기에 바빴다”라고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노동게에서는 참여정부가 첨예한 노동현안의 갈등 사안에 대해 경찰력 등을 투입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회의 갈등을 예방하는 차원의 활동이 부족하고, 협상 과정에서도 앞으로의 갈등 소지를 없애는데 미숙한 측면을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정부가 NEIS논란으로 인해 신뢰를 잃은 측면이 크고, 이번 철도노조와 택시 등의 파업 선언은 4월의 철도노조와의 협상에서 구조개혁 부분의 합의가 모호했으며, 화물연대와의 협상과정에서 경유가 특소세 인하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합의시 택시와 버스 등 비슷한 업계의 연쇄 요구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측면에서 이미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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