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사업 방조제 공사 제4공구의 물막이 공사가 사실상 완료되자, 환경단체가 친환경적 개발 논의를 위해 일단 방조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새만금 간척지에 조성될 담수호 조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 방조제 공사 현장
***새만금 방조제 공사 4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 완료**
제4공구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현재 새만금 방조제는 전체 33km 중 2공구 2.7km 가량만 막으면 해수유통이 완전히 차단되게 된다. 농업기반공사는 현재 2004년 방조제 공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지난 6일에만도 5백여m 정도 남았던 구간이 사나흘 새에 거의 마무리가 됐다”라며 “새만금 문제가 논란이 되자 농업기반공사가 사업 중단 논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방조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업기반공사는 공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술적’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농기공 새만금사업팀 관계자는 “방조제 구간이 좁혀지면서 물살이 빨라지기 때문에 방조제 유실을 막기 위해 공사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라며, 또한 “7월부터 본격적으로 태풍이 몰려오고, 지금이 조석간만의 차가 작은 시기이기 때문에 공정상 물막이 공사가 예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농기공은 또 “시뮬레이션을 검토한 결과 4공구를 막아도 나머지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가 4공구 부분으로도 유통되기 때문에 환경에는 큰 영향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4호 방조제 공사가 마무리됨으로써 신시도에서 군산 구간의 해수유통이 전면 차단돼, 군산 지역의 갯벌 생태계에는 치명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갯벌의 보존을 주장하는 환경단체들은 ‘친환경적 개발’ 논의에 갯벌 보존을 함께 대안으로 고민하기 위해서는 일단 방조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농업기반공사는 이미 지난 화옹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도 환경부와 경기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라며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갯벌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갯벌 보존 논란 자체가 차단되는데, 이를 노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녹색연합도 9일 성명을 통해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 요구는 단순한 발목잡기가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귀중한 자연을 살리려는 뜻있는 사람들의 당연한 행동”이라며 “정부는 현시점에서 명분 없는 간척사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 모색을 위해 절차와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하고, 이에 새만금 물막이 공사의 중단이 전제되어야 함은 당연하다”라고 했다.
***토지 이용 및 담수호 논란 가속화될 듯**
한편, 지난 5일 노무현 대통령이 새만금 간척지에 조성될 담수호의 해수유통 가능성을 밝힌데 대해 새만금사업을 바라보는 관계자들의 민감한 반응들이 엇갈리고 있다.
새만금 간척지에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만1천8백ha의 담수호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시화호의 재앙을 예로 들어 새만금호도 시화호와 똑같은 오염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새만금 공사가 잠정중단되고 민간합동조사가 벌어지던 2001년 새만금 순차 개발안이 나왔다. 비교적 수질이 양호한 동진강 유역을 먼저 개발한 뒤에 만경강의 수질 개선 정도에 따라 만경강 유역의 개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새만금호 수질 관리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오염물질의 유입 차단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환경단체들은 현재 농업용수 수질은 총인0.1ppm이 기준이나, 동진강(0.2ppm) 만경강(0.5ppm)은 목표 수질에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만경강 상류인 전주권은 그린벨트로 묶어두고 있으며, 동진강의 김제평야는 비료사용과 축산폐수 억제 정책을 펼 계획이다.
***새만금사업이 오히려 전북 개발 발목잡을수도**
문제는 이와 같은 오염원 차단 정책이 오히려 전주권의 개발 요구와 농민들의 농업 방식과 배치된다는 데 있다. 전주, 김제, 완주 등은 지속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농민들도 비료사용 억제와 축산농가 감소 정책에 집단 반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새만금호의 담수계획을 재검토 하겠다는 것도 이러한 지역의 개발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새만금호가 담수호를 포기하고 해수를 유통할 때, 사실상 새만금 간척지는 용지확보 문제로 농지조성이 불가능하게 된다. 충청지역의 금강호에서 용수를 끌어 쓴다고 하더라도 이는 한계가 있다. 충청지역의 금강수계 지역에서도 수량감소를 이유로 들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농기공은 담수호를 유지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새만금사업,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환경단체들은 방조제가 완공이 되면 결국 갯벌을 되살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나머지 방조제 공사 구간만이라도 일단 중단하고 새만금사업을 재검토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전북도는 오히려 방조제 공사를 조기 완공해 아예 갯벌 보존에 대한 논란 자체를 중단시키자는 태세이다.
새만금사업 문제는 앞으로 갯벌 보존문제와 더불어, 사업을 계속추진할 경우 토지이용 계획의 변경 문제, 새만금호의 담수와 전주권의 그린벨트 해제 요구 문제까지 겹쳐져 이전보다 더 큰 논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주당에서 구성계획을 밝힌 새만금특별위원회는 매우 큰 숙제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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