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보면 때로는 반쪽짜리 경기밖에 못 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팬들이 통상적으로 대표팀 수비수들의 과감한 태클, 몸싸움, 클리어링(수세때 외곽으로 공을 걷어 내는 것)보다는 공격수들의 화려한 드리블과 슈팅에 집중하고 그 플레이를 오랫동안 기억하기 때문이다.
코엘류호는 평가전 세 경기 만인 지난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첫 번째 골을 넣어 골 가뭄과 함께 ‘스트라이커 부재’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국 대표팀은 8, 11일 펼쳐지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을 통해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 공격수들과 경기를 치른다. 축구팬들은 이번 남미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포백라인이 세계적 명성의 남미 공격수들과의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 지에 포커스를 맞춰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수비수들간의 유기적 경기운영능력이 관건**
2002 한-일 월드컵을 지켜 본 해외축구전문가들은 한국대표팀의 수비와 조직력에 높은 평점을 줬다. 최고수준의 팀에 비해선 개개인의 개인기는 다소 떨어졌지만 수비수들간의 유기적인 경기운영능력과 포지션변화에 따른 선수들의 적응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홍명보가 교체됐을 때 안정된 수비라인을 지휘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상철이 영국의 축구전문잡지 <월드사커> 선정, 월드컵 베스트 11에 뽑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우루과이 공격의 핵인 레코바는 ‘치노(Chino, 중국인)’라는 별명처럼 중국사람과 비슷한 외모를 갖춘 선수로 돌파력과 프리킥능력이 탁월한 왼발의 달인이다. 레코바의 돌파력과 순간적인 어시스트 능력은 우루과이 공격전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스피드가 빠른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의 문전쇄도도 레코바의 발이 묶이면 자연스레 무뎌진다.
한편 ‘미드필드 사령관’ 베론과 골잡이 크레스포가 빠졌지만 여전히 막강 공격진영을 갖춘 아르헨티나의 핵심선수는 파블로 아이마르다. 아르헨티나 축구의 국민적영웅 마라도나로부터 “내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선수는 아이마르뿐이다”라는 말을 들었던 아이마르는 개인기가 매우 뛰어난 선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대표팀에게 아이마르가 레코바보다 더욱 상대하기 힘든 선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코바와 아이마르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기위해 가장 필요한 건 헬핑 디펜스다. 헬핑 디펜스는 특정 선수의 전담 수비수가 아닌 선수가 순간적으로 상대선수를 에워싸며 수적 우위를 점해 공간을 내주지 않는 전술이다. 한국대표팀이 헬핑 디펜스를 발판으로 한 압박수비에 성공한다면 이영표, 송종국 등 윙백들의 날카로운 공격전개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김태영, 조병국과 함께 대표팀 포백수비라인의 양 날개인 이영표와 송종국은 각각 결혼식과 피로누적으로 정상 컨디션을 못찾고 있어 우루과이전 선발출장이 불투명하지만 상황에 따라 교체선수로 투입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일본과의 평가전을 비롯한 지난 세 차례 친선경기에서는 공간창조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 황선홍의 부재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남미팀들과의 평가전에서는 개인기가 좋은 남미 공격수들을 맞아 대표팀 수비의 핵이었던 홍명보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코엘류호의 한 과제가 될 것이다. 팬들이 한국 대표팀 수비수들에게 주목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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