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 1만여명이 3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새만금사업논쟁종식 전북도민총궐기대회'를 열고 현재 새만금 공사에 관련된 논의를 중단하고 새만금 공사를 즉각 완공하라고 촉구했다.
<사진1>삭발 전북지사
***"새만금을 동북아 물류중심 기지로", 강현욱 전북지사 삭발하기도**
특히 강현욱 전북도지사와 도의원 18명이 함께 삭발을 하고 임병호 전주시 의원이 혈서를 쓰는 등, 최근 '새만금 갯벌살리기 삼보일배'로 인해 촉발된 새만금 사업 중단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궐기대회에서 나온 얘기만을 두고 봤을 때, 새만금에 대한 기대는 '농지 확보' 이상의 수준이었다.
이날 삭발을 한 강현욱 전북지사는 "새만금이 완공되면 전북뿐만 아니라 21세기 대한민국이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 후보지가 될 것"이라며 "새만금 간척지는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강근호 군산시장은 "새만금 국제공항과 시장을 만들어 서해안 시대 동북아 중심으로 만들려는 사업을 왜 중단시키려 하는가"라며 목청을 높였고, 이정천 대한공노련 위원장은 "물류기지를 만들기 위해 새만금은 반드시 완공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람대로 새만금 간척지를 산업단지로 '용도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이 놓여 있다. 감사원은 새만금 간척지를 산업단지로 조성할 경우, 28조원의 추가 예산이 들 것을 지적한 바 있고, 간척공사를 주관하는 농업기반공사도 새만금 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토양이 필요한데, 주변이 대부분 평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북지역 언론과 정치인들은 새만금 간척지를 국제공항, 물류단지 등을 건설해 서해안 시대 동북아 중심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줄 곧 해왔다. 이번 신구상기획단에서도 내부토지 이용계획 변경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인천, 경기 등의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북아 허브 물류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새만금 지역의 물류단지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40년간 전북이 홀대 받아 지금 헐벗고 굶주리고 있어"**
전북이 지난 30년간 정치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다는 이른바 '전북소외론'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사회자는 "지난 30년간 전북지역이 홀대와 소외로 인해 헐벗고 굶주려 왔다"고 강조했고, 이목윤 시인은 "50여년의 홀대속에 남루와 허기로 지친 산모(産母) 전북의 땅"이라고 표현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에서는 "전북은 지난 40여년 동안 역대 정권으로부터 소외당하며 상대적 낙후를 거듭해 왔으며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것이 없는 벼랑에 서있다"며 "전북은 기댈 수 있는 지팡이조차 갖지 못하는 오지로 전락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도 전북지역에 대한 개발 소외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군산에서 왔다는 황영만(48 자영업)씨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전북이 이제야 발전될 것이라고 봤지만, 전북은 전남에도 개발에 밀리고 말았다"며 "전북에 오면 민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전북소외론에 바탕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이 전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이 궐기대회의 주장이었다.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건의문'을 통해 "전북은 각종개발에서 소외되고, 변변한 지역 기반 하나 없는 상황에서 새만금 사업은 전북 도민들의 위안이며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2>궐기대회
***삼보일배 성직자, 환경단체, 국회의원, 언론에 대한 불만 터져나와**
궐기대회에서는 새만금 논쟁을 촉발시킨 삼보일배 성직자들과 새만금 공사 중단에 서명한 국회의원, 일부 중앙 언론에 대한 불만은 거의 적개심에 가까웠다.
이들은 대회 취지문을 통해 "일부 종교인의 본분을 이탈한 행위(삼보일배)에 편승, 언론의 관심이 고조되자 이때다 하며 환경단체는 말할 것 없이 국리민복에 나라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 일부 몰지각한 국회의원마저 2백만 전북도민의 가슴에 못질을 하며 우리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철갑 전북도의희 의장은 "삼보일배로 이성 흐리게 하는 종교인들이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공유수면배립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에 대해 "과천, 의왕 전북출신 시민들을 통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경고했다.
강근호 군산시장은 "삼보일배 성직자들에게 경고한다"며 스님은 법당에, 목사님은 교회에, 신부는 성당에 가서 자기의 맡은 일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강시장은 환경부, 문화관광부, 해양수산부장관에 대해서도 "전북에서 앞도적 표로 당선시켜준 노무현 정권의 장관들이 어떻게 삼보일배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느냐"며 "자진해서 장관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신나간 이창동은 깨어나라"**
이날 피켓 중에는 '갯벌이 문화재가? 정신나간 이창동은 깨어나라'라는 문구도 눈에 띄는 등, 전북도민들은 환경부, 문화관광부, 해양수산부 장관이 새만금 사업 중단 세력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북기독교새만금완공추진협의회의 백남운 목사는 '언론에 보내는 경고문'을 통해 "일부 중앙언론이 편파보도를 일삼아 2백만 도민이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새만금에 대한 언론의 편파보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궐기대회 결의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중앙일보', '문화일보'를 거론하며 "편파보도가 계속될 경우 불매운동을 전개한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전북애향운동본부, 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추진자원봉사단체협의회, 전북기독교새만금완공추진협의회 등으로 이뤄진 전북지역발전추진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집회에는 해병대 전우회, 자유총연맹 전북지회, 자전거타기운동본부 진주지부, 한나라당 전북지부 등의 회원과 전북지역 각 시군 대표들이 3백여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상경해 궐기대회를 열었다.
***전북도민들에게 새만금은 개발 소외에 대한 보상의 상징**
이날 궐기대회는 열기는 대단했다. 전북도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소외의 한을 새만금에 대한 맹목적 희망으로 쏟아 붇고 있음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궐기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올라온 한 전북지역의 언론인은 "전북도민들의 소외감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든 한을 새만금에 쏟아 붓고 있다. 새만금사업은 일종의 전북도민들에게 개발에 대한 상징적인 것이다. 심지어는 시화호처럼 오염이 돼도 전북사람들이 책임 질 것이고, 쌀이 남아돌아도 전북사람들이 다 먹을 테니까 일단 완공시키고 보자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 이들은 새만금은 전북의 땅이니까 전북의 필요에 따라 개발권을 달라는 것을 요구하고, 일단 간척지가 완성되면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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