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5년에 걸쳐 집필해 온 '대한민국사'(한겨레출판)가 제4권 '386세대에서 한미FTA까지'를 끝으로 완간됐다.
한교수는 노근리와 한미FTA, 국가보안법, 국립묘지,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등 우리 사회가 떠안은 어둡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집요하게 들췄다.
저자는 제1부에서 노근리 학살과 반미운동, 한미FTA 추진파의 쇄국망국론 등을 화두로 던지며 '우리에게 주권은 있는가'라고 묻는다.
제2부는 언론 탄압과 수백여 종의 금서 등 국가보안법이 남긴 상처를 다뤘고, 제3부는 재일조선인 차별, 김근태의 고백 등을 통해 권력이 빚어낸 폭력문제를 돌아봤다.
제4-5부는 정년을 맞은 신영복 교수의 감옥생활과 대학시절, 386 의원들 이야기, 총기사건과 감군 등 현재 이야기를 다뤘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는 일제의 강점, 분단, 전쟁, 그리고 독재의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망의 역사가 아닌 희망의 역사"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 유학시절 만난 미국인 사회주의자의 말을 옮겼다.
"너 그거 아니? 전쟁이 끝나고 겨우 7년밖에 지나지 않았어. 7년. 길거리에는 아직도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었거든. 그런데 청년학생들이 들고 일어나 세상을 바꿔버렸어."
저자는 "모든 것이 사라진 전쟁의 끝에서 다시 일어나 군사 쿠데타와 독재를 딛고 여기까지 온 민중의 힘이야 말로 경이롭다"고 강조한다.
304쪽. 1만1000원.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