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KBS라디오에서 실시한 새만금사업 찬반 인터넷 투표에 새만금 간척공사를 시행하는 농업기반공사 직원이 조직적으로 대거 참여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KBS라디오 인터넷 홈페이지 새만금사업 찬반투표 논란**
KBS 제1라디오 아침 시사프로그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매주 실시중인 ‘네티즌 시사포럼’에 이번주 주제로 “새만금 간척사업, 강행이냐, 중단이냐”가 선정돼 26일 오전부터 투표에 들어갔다.
그러나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새만금 간척사업 ‘계속해야’에 대거 투표인원이 몰렸다. 5월 들어 해당 코너의 일주일간 투표수가 1천건이 넘지 않았으나 하루 반 동안 4천여명이 투표를 했고, 일방적으로 찬성쪽에 투표자가 몰린 것을 의심한 제작진은 KBS 인터넷팀에 투표자 IP주소를 의뢰했다.
***총4천여건 투표중 농기공 IP가 3천8백여건. KBS, 농기공 접속 차단**
제작진의 의뢰에 인터넷팀이 투표자 IP를 조사한 결과, 전체 투표자 중, 농업기반공사가 사용하는 서버의 IP가 3천8백여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인터넷팀은 27일 농업기반공사에 항의메일을 보내고 농업기반공사 IP주소의 접속을 차단시켰다.
라디오 제작진도 농기공 때문에 투표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게시판에 “익명성을 기초로 하는 네티즌 투표에서 불법행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일반 시민과 청취자들을 참여하는 여론조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호도했다는 점에서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이에 따라 지난 1주일동안의 투표결과를 공개할 수 없게 됐다”라고 공지했다.
***농기공,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
이에 농업기반공사 이명식 새만금사업팀장은 30일“최근 새만금과 관련한 논쟁이 불거지자 직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직원들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이지 결코 공사나 팀 차원에서 개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팀장은 그러면서도 직원들이 설문에 대거 참여한 것에 대해 “설문문항이 3보1배를 부각시키고, 10여년이 넘게 추진돼온 새만금사업에 대해 ‘강행’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직원들이 공정하지 못한 설문이라고 흥분한 측면이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라디오 제작진의 윤병준 PD는 30일““청취자의 의견을 취하는 코너에서 그런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면 방송의 존립 근거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농기공 직원들의 적절하지 못한 행위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의 한 간사는 "재작년 동아닷컴에서 새만금사업 찬반투표에서도 농기공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는 등, 인터넷 상의 새만금 찬반투표에 농기공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며 "새만금 문제 관련 인터넷 투표는 원래 잘 믿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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