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의 전통적 동맹관계가 변화하고 있으며 텍사스 목장에서 이뤄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새로운 동맹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크로포드 목장에 초대돼야 ‘진짜 우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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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이너 서클’**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텍사스 목장에서 부시 대통령이 테러동향 등의 보고를 받는 극비 정보 브리핑에 동석하는 파격적 대우를 받은 것은 '유례없이 격상된 동맹 대우'였다고 평했다.
고이즈미 총리외에도 존 하워드 호주 총리,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등이 이 목장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는데 이 역시도 격상된 대우였다.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목장외교’는 동맹관계를 재구축하고 이들 해외 정상들에게 자신들이 부시의 ‘이너 서클’의 일원임을 각인시키려는 것이며, 이는 이라크 전쟁 전후에 손상된 전통적 동맹관계의 보상책이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 정상들이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된 적은 많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종전 이후 영전을 한단계 더 만들어 자신의 목장에 초대하는 것으로 우방 지도자들에게 최상급의 예우를 하고 있다.
영국과 호주, 폴란드 등이 최상급 예우를 받고 있으며 이 나라 정상들은 물론 텍사스 목장에 초대됐다.
그 다음 예우를 받는 대상은 테러리스트들이나 협박자들에게는 맞서야 하며 북한, 이란 등에게 경제제재로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견해에 동조하는 지도자들이다.
부시는 미국의 견해를 지지함으로써 국내 정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도자들에게도 파격적인 예우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내에서 손상됐을 수도 있는 지도자들의 위신을 세워준다는 배려도 깔려 있는데, 이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와 아로요 대통령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부시의 정보 브리핑에 고이즈미 총리를 초대한 것이 특히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이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보다 집중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스파이 위성을 띄운 일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이 신문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목장에서 환대를 받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못지않게 과거의 동맹국 중에서 이런 대우를 받지 못하는 지도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전쟁을 두고 갈등이 있었던 프랑스, 독일같은 나라들이다.
***"우방의 기준은 텍사스 목장으로의 초대여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외국정상들에 대한 영전을 담당했던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前) 백악관 부(副)안보보좌관은 “미국의 제일 가는 우방의 기준은 텍사스 목장으로 초대되느냐 여부”라며 “이 목장은 대통령에게 너무나 특별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목장외교가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등 이라크전 이후의 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그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텍사스 목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얼마 전 방미해 백악관에서 짤막한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을 지금 부시가 내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기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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