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경선에 출마한 김덕룡 의원이 반(反) 서청원 전선을 위한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해 파장이 예상된다. "서 의원의 당권장악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당 일각의 기류와 맞물려 후보 단일화의 실현 여부가 한나라당 경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서청원 의원 나오면 당이 분열"**
김 의원은 28일 오후 매일경제TV의 '한나라당 당권주자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출연, "우리 당이 잘못돼 수구보수당으로 될 것 같다거나 책임져야할 사람이 책임도 안지고 또 말바꾸기를 했던 부도덕한 사람이 부상하거나 할 경우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합심 협력해 (후보를) 단일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단순히 이기기 위해 합종연횡하는 데 대해선 의견을 달리하며,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고 말해 경선 막판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 당이 하나로 단합돼야 하는데, 서청원 의원 같은 사람이 나오게 되면 큰 논란이 일면서 당이 분열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인사들이 다수 있다"고 경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한 서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반(反)서청원 후보 단일화 이뤄질까**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한나라당 경선 구도에 반(反) 서청원 전선을 쟁점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김 의원은 서 의원에 대한 독설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아왔다. 다른 당권 주자들이 네거티브 선거전에 따른 역풍을 우려, 공개석상에선 가급적 서 의원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것과 확연하게 다른 태도였다.
이는 서청원 의원의 출마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당사자가 김 의원이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김 의원과 같은 민주계 출신으로 계파상의 지지기반을 분할한데 이어, 김 의원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도 상당수 지지층이 서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서 의원의 출마 선언 이후 한나라당 경선 판세는 서청원-최병렬 2강 구도, 혹은 강재섭 의원이 포함된 3강 구도 등으로 점쳐지는 반면, 김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점도 김 의원이 서 의원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춘 원인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이날 반(反) 서청원 구도를 내세우며 직접적인 '후보 단일화' 가능성까지 언급함에 따라 관심의 초점은 그 실현가능성으로 모아진다.
그동안 당 안팎에선 재야 출신인 이재오 의원과 개혁 성향의 김 의원 사이의 연대설이 나돌기도 했다. 또한 서 의원의 강세가 지속되면 최병렬 김덕룡 강재섭 등 유력 주자들 사이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다.
특히 서 의원의 '경선 불출마 선언' 번복을 비판해 온 소장파 등 당내 반(反) 서청원 기류와 맞물려 김 의원의 후보 단일화 발언이 한나라당 경선판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