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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신-구주류 갈등, 루비콘 강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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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신-구주류 갈등, 루비콘 강 건너가

27일 盧-민주당의원 만찬이 중대분기점될듯

신당창당을 둘러싼 민주당내 갈등이 연일 계속되는 상호비방으로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저녁 만찬모임을 갖기로 돼 있어 신당갈등의 중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원기-박상천 이견조율 실패**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한 신당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 고문과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 회장인 박상천 최고위원이 26일 저녁 김 고문 요청으로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2시간동안 신당에 대한 절충을 모색했으나 이견만 확인했다. 이들은 신당 성격, 신당추진기구의 범위와 한계, 민주당 해체의 전제 여부 등에 대해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은 "당초 점심때 만나기로 했다가 선약 때문에 저녁으로 미뤘다"면서 "어떤 합의에 이르거나 진전을 보지 못했고, 신당과 관련한 몇가지 문제에 대해서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회동 결과를 밝혔다.

연일 신주류와 구주류간 상호비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의 조정역할을 자임하던 김 고문과 박 위원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민주당 분당 위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구주류, 신주류 집중성토**

이강철 민주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이 26일 '신당 반대 의원' 15인과 '유보' 의원 7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본격적인 인적 청산 드라이브를 걸자 구주류가 즉각 이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2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주류는 실제로는 범개혁세력 단일정당, 즉 진보정당을 하려 하면서도 민주당내 중도.보수성향 의원들을 합류시키기 위해서 통합신당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이는 민주당이라는 둥지에서 진보정당이라는 알을 키우다가 성장하면 날아가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뻐꾸기는 자기 둥지가 아닌 개개비(휘파람새의 일종)의 둥지에 알을 떨어뜨린다. 개개비는 이를 모르고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 뻐꾸기 새끼는 부화한 뒤 개개비알을 둥지에서 밀어내고 개개비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독점한다. 그리고 다 크면 날아가버린다"면서 "신주류의 (구주류) 인적 청산론은 개개비의 알을 밀쳐내는 것과 같은 것으로 배은망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범개혁세력 단일정당을 만들려고 한다면 민주당과 상관없이 (밖에서) 만들어야 하고, 정반대로 진짜로 진보와 보수, 중도가 함께 하는 국민정당 성격의 통합신당을 하려는 것이라면 민주당을 해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또 "신당파의 숨은 목표는 범개혁단일정당을 만들고 PK(부산경남)에 진출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데 있는데 신당이 DJ나 호남과 무관한 당이라는 것을 PK에 보여주려다 보니 인적청산론이 나온 것"이라며 "PK 진출을 위해 호남이 희생해야 한다면 신지역주의"라고 주장했다.

한화갑 전대표는 이날 김원기 고문이 "(대선때 한 전대표가) 이 사람에게 붙었다 저 사람에게 붙었다 했다"고 공격한 것에 대해 "나는 당이나 계보를 옮긴 적이 없는데 김 고문은 당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국회의원을 한 사람"이라고 반격했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한 사람은 자기 아니냐"며 "자기 일을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주류를 겨냥 "권력을 잡았다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미숙한 아이가 칼자루를 쥔 격"이라며 "거친 권력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구주류의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주류는 일정대로 신당 창당 작업을 계속 밀어부치겠다는 입장이다. 신주류의 이상수 사무총장은 26일 "오는 28일 2차 워크숍에서 신당추진안을 확정, 30일 당무회의에 상정한뒤 3-4번 논의한 다음 내달말 신당추진기구를 만들 것"이라며 신당추진 강행방침을 밝혔다.

인적 청산에 앞장서고 있는 이강철 조직강화특위위원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26일 자신이 언급한 신당 반대 및 입장 미정 의원 22명 가운데 추미애, 조순형 의원을 포함시킨 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자, 뒤늦게 언론에 이들의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하는 어지러운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정대철 "분당은 재앙이 될 것"**

이처럼 신주류와 구주류간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분당 절대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혀 주목된다.

정 대표는 "분당은 현실적으로 호남을 버리는 경우가 될 것이며, 분당된 신당은 수도권에서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부산.경남에서 몇석 건지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적 통합신당을 통해 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으나, 신당 문제가 분당 불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결과적으로 일을 크게 그르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95년 국민회의 분당에서 볼 수 있듯 총선을 목전에 두고 분당된 신당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상현 상임고문도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현재 의원들과 위원장들이 17대 국회에 등원하려면 분당을 막아야 한다"면서 "분당이 되면 나가서 신당하는 사람이나 잔류하는 사람이나 17대 국회에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또 "핵심은 17대 의원 후보를 어떤 절차로 공천하느냐 하는 문제"라면서 "공천방법을 놓고 신.구주류가 합의하면 분당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민주당 국회의원 부부 초청 만찬을 가질 계획이이서,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한 노대통령의 언급이 주목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민주당내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볼 때 이 자리에서 어떤 형태로든 노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날 만찬을 계기로 신당 창당에도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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