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22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추가적 조치'와 "남북 교류협력을 북핵문제와 연결한다"는 합의 내용과 관련, "미국이 일방주의 노선으로 북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해버릴 경우 마치 우리가 사전동의나 승인해 준 것처럼 역이용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공개비판했다.
***"성명문에 문안으로 처리한 것은 앞으로의 일을 어렵게 만들 것"**
추 의원은 이날 '한미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과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적어도 지금과 같이 북에 대한 정보가 어두운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의 증대'와 같은 추상적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이 더 우려된다"며 "일방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이 독자적 판단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동의를 해준 것이라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미-북 간의 심리전의 재연을 막아야 한다"며 "두 정상이 서로 동맹국의 안전에 대해 협력하는 문제로 처리할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성명문에 문안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일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북이 계속 강경하게 나올 경우 미국이 이를 한반도의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조치를 취할 때, 이러한 조치에 대한 한국의 동의가 포괄적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강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말로 이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추 의원은 또 "남북 교류와 협력을 북한 핵문제와 연결, 전개상황을 보아가며 추진해 나간다"는 합의 내용에 대해서도 "정경분리 원칙 포기를 시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앞으로도 우리는 대화재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북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꾸준히 추진되어 온 남북교류의 문제는 미국의 동의를 구할 성질도 아니며 한미간의 공동성명문에 포함시킬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남북 교류협력의 문제를 핵문제와 연계시키겠다는 문안을 성명문에 명백히 함으로써 마치 미국의 간섭을 양해한 것처럼 국민적 자존심을 건드리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이어 "이 같은 내용들은 상황전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미국이 일방주의 노선으로 북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해버릴 경우 마치 우리가 사전동의나 승인해 준 것처럼 역이용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며 "한미정상회담으로 양 정상의 대화는 매끄러웠지만 앞으로 문제를 푸는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추미애 의원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보도자료 전문.
***한미 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과제 **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컸던 만큼 그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가 않다. 발표된 성명문 중에서 크게 주목되는 그리고 우려되는 문구는 다음의 두 군데서 발견된다.
첫째, 북에 대한 '추가적 조치의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증대될 경우에는 추가적 조치의 검토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데 유의하면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하였다"는 부분이다.
적어도 지금과 같이 북에 대한 정보가 어두운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의 증대"와 같은 추상적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이 더 우려된다. 이 표현이 만일 일방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이 독자적 상황판단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동의를 해준 것이라면 크게 잘못된 것이다. 과연 그러한 상황은 누가 판단하는가? 미국정보기관인가? 미국의 강경한 정책담당자그룹인가? 미국 내의 여론인가? 아니면 한국의 판단인가? 양국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주변국 여론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인가?
미북 간의 심리전의 재연을 막아야한다는 것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만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대하고 명백한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성명문에 그런 문구가 없다하더라도 한미양국은 동맹국으로서 얼마든지 추가적 대처를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두 정상이 서로 동맹국의 안전에 대해 협력하는 문제로 처리 할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이와 같이 성명문에 문안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일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북이 계속 강경하게 나올 경우, 미국이 이를 한반도의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조치를 취할 때, 이러한 조치에 대한 한국의 동의가 포괄적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강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말로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둘째, "남북 교류와 협력을 북한 핵문제와 연결, 전개상황을 보아가며 추진해 나간다"는 내용으로 이는 사실상 대북정책의 정경분리 원칙 포기를 시사하고 있다.
이는 언뜻 듣기에는 미국의 강경파의 분위기를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한미간의 성명문에 포함될 내용이 아니다. 남북당사자에 의해 꾸준히 추진되어 온 남북교류의 문제는 미국의 동의를 구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한미 간의 공동성명문에 포함시킬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까지 남북 교류 협력을 통한 평화조성의 노력이 있었기에 북핵위기의 긴장분위기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대화재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북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속도나 수량의 조절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인 것이다.
남북 교류협력의 목적이 한반도의 평화분위기 조성에 있는 만큼 미국에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그 이상으로 나아갈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그런데 남북 교류협력의 문제를 핵문제와 연계시키겠다는 문안을 성명문에 명백히 함으로써 마치 미국의 간섭을 양해한 것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으로 양 정상의 대화는 매끄러웠지만 앞으로 문제를 푸는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이 추후에 일방적으로 북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해버릴 경우 마치 우리가 사전 동의나 승인을 해 준 것처럼 역이용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더욱 심혈을 기울여 숙고하고 얻어내야 할 부분을 찾는데 국론을 전환해야한다.
첫째, 우리는 무엇보다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북이 다자대화를 수용하면 군사적 해결로 다루려고 하는 미국 강경파의 입장에서 벗어나 체제보장과 같은 정치적 해결과 경제지원을 받아낼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북이 북핵의 투명성에 대한 우리의 참여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위 성명문에 담긴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의 증대"라는 추상성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을 줄여나가도록 남북이 노력해야한다고 북을 설득해야 한다.
셋째, 북한에게 우리가 진정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바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간 6.15공동선언의 정신이 살아있음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미국에게 평화적 해결 약속을 받아내는 것으로만은 담보되지 않는다.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상호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쌓아온 상호신뢰의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려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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