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농림부 장관이 지난 19일 새만금 간척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환경운동연합이 김장관의 발언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현재 공사진행 73%아닌 23%"**
환경련은 '김영진 농림부 장관님, 더 이상 국민들을 기만하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김장관이 새만금 사업의 추진 이유로 밝힌 '73% 공정률'과 '식량 안보적 접근'에 대해 반박했다.
김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새만금 간척공사의 공사진척도가 73%에 달하고, 1조4천2백58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됐으므로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환경련은 "73%는 방조제 공사 대비 진척도일 뿐, 감사원 추산 총사업비 대비 공사진척도는 23%에 불과하다"며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새만금 간척사업의 강행을 위해 공사가 대부분 진척된 것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쌀이 남아돌고, 농지 줄이고 있는 판에 새만금에 농지조성?**
환경련은 김장관이 "10년 후의 쌀 재고량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새만금 간척사업은 미래 식량안보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도 정면반박했다.
환경련은 "정부가 농지 13만ha 축소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간척농지 2만8천3백ha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정책간의 이율배반"이라고 반박했다.
환경련은 "정부가 현재 쌀 재고 보관으로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고, 2002년 쌀 증산정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고, 2004년 쌀수입 전면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쌀 재배면적을 1백8만3천ha에서 95만3천ha로 무려 12%나 축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식량안보 논리로 강행하고 있는 새만금 등 대규모 간척사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환경련은 또 "국민의 식생활 습관 변화로 1980년 1백32.4kg이었던 국민1인당 쌀 소비량이 2000년에는 93.6kg으로 감소(-29.3%)했고, 현재도 87kg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정부가 미래 상황에서의 식량 공급을 위해 대단위 간척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실제적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농업기반공사 조직 유지하려는 거대 사기극"**
환경련은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성직자들의 목숨을 건 3백10km 삼보일배가 국민적 지지와 호응을 받으며 서울에 도착하는 시점에서, 구태의연한 식량부족 논리와 농지 조성이라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사업 공사 진척도와 쌀 재고량 증가, 농업정책간의 모순 등에 대해서 국민을 감쪽같이 속이는 농림부와 김영진 장관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환경련은 또 "새만금 간척하업은 식량위기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을 볼모로 잡고, 막대한 세금을 유용해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의 조직을 유지하려는 거대 사기극이라는 것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라며 "새만금 간척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한 '신구상기획단'을 조속히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환경운동연합의 성명 전문이다.
***김영진 농림부 장관님. 더 이상 국민들을 기민하지 마십시오.**
○ 오늘(19일) 김영진 농림부 장관은 언론사와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새만금 사업은 중단 또는 재검토할 수 없다으며, 새만금사업은 이미 1조4천억원이 투입돼 73%나 사업이 진척된데다 내년이면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며, 수해로 한해만 농사를 망쳐도 700만석 이상의 쌀생산 감소가 불가피해 우량농지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며 지금 이 순간도 성직자들의 목숨을 건 삼보일배를 통해 새만금 갯벌의 생명평화을 위해 활동하는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는 깊은 충격과 분노를 표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73%와 23%간의 차이
○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 사업과 관련하여 공사진척도가 73%에 달하며, 조만간 공사가 종료될 것이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소요된 사업비는 1조 4,258억원 정도로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에서는 73.4%로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방조제 공사 대비 진척도이며, 감사원 추산 총사업비 대비 공사진척도는 23%에 불과함.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계속적인 강행을 위해, 공사가 대부분 진척된 것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2. 농지 28,300ha 조성과 농지 130,000ha 축소 정책간의 이율배반
○ 우리는 우선 김영진 장관 개인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새만금 간척사업의 강행을 위해 국민을 속이고 있는 농림부를 규탄하고자 한다. 농림부가 시행하는 새만금 간척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농지 28,300ha 조성 정책과, 역시 농림부가 앞장서서 시행하고 있는 농지 130,000ha 축소 정책간의 모순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농사를 포기하면 국가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이해하지 못할 정책과 농지가 부족하다고 대규모 갯벌을 파괴하는 간척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라는 말인가?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농림부는 스스로 정책방향의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쌀 생산과 농지 관리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쌀재고 보관으로 인한 비용을 지불하는데도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또한 1962년부터 시작한 식량증산 정책은 2002년 공식적으로 포기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식량증산 정책 과정에서 나타난 쌀 중심의 정책 결정 및 조치들은 기능을 상실하였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 농림부는 2002년 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2004년 쌀수입 전면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쌀 재배면적 108만3000ha를 2005년까지 95만3000ha로 무려 12%(13만ha)를 축소하기로 결정하였다. 이것은 매우 적극적인 감산정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식량안보 논리로 강행하고 있는 새만금, 화옹, 시화지역의 대규모 간척사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 농림부가 추진하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한국의 인구변동, 농지의 실태, 진정한 지속가능한 농업의 세계적 추세 등에 비추어 볼 때 타당성, 합리성, 시대적 조류에 배치되는 것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방향에도 어긋나며, 노무현 대통령조차 지난 2월 새만금 사업 강행 목적을 완전히 부정하였다.
3. 구조적인 쌀 과잉 사태와 새만금 간척 사업의 모순점
○ 2003. 1. 2.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농림부 주요 농정현황 보고」를 인용하여, 쌀 자급 문제를 판단할 경우 우리나라의 쌀 자급 상황은 '96년 이후 연속 풍작과 지속적인 소비 감소와 2002년 생산감소(3,830만석→3,422만석)에도 불구하고, 200101년부터 지속적인 과잉 재고 발생하고 있다.
- 쌀자급율 : (05) 93.4%→ (00) 102.9%→ (01) 102.7%→ (02) 108.0%
- 재 고 량 : (95)457→ (00) 679 → (01) 927 → (02) 1,040 → (03년 전망) 1,190만석
** FAO 권장 재고량 : 소비량의 17~18%인 600만석 수준임.
○ 문제의 본질은 쌀 재고 과잉은 단기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식생활 변화 등 사회적 차원의 문제로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농업 상황은 한두 해 풍작으로 벌어진 일시적 사태가 아니며,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이 모두 과잉 재고를 구조화하고 있다.
○ 수요 측면에서 살펴 볼 경우 국민 일인당 쌀 소비가 1980년 132.4kg에서 2000년 93.6kg으로 감소(-29.3%)하고 있다. 이후 정부 차원의 쌀소비 증가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쌀소비량이 87.0㎏으로 2001년의 88.9㎏ 보다 2.1% 줄어드는 등 감소추세가 가파라지고 있다. (80년대 연평균 1.3kg 감소, 90년대 연평균 2.5kg 감소)
○ 공급 측면에서 살펴 볼 경우 쌀 수입의 증가(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인한 수입쌀 증가)가 공급 증가를 부추기고 있음. (2003. 1. 2.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농림부 주요농정현황 보고자료 p.59. 中 특히 쌀 자급률 유지와 관련 농림부는 "향후 쌀 수급계획은 국내생산과 의무수입물량(MMA)으로 국내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연도별 수입 MMA 수입물량은 (95) 35만석 → (00) 72만석 → (01) 89만석 → (02) 107만석으로 역시 계속 증가 추세이다.
○ 이 두 가지 추세 모두 당분간 반전되기 어렵다는 데서, 쌀 생산 감소 논리 등의 논리로 새만금 간척사업의 강행을 주장하는 농림부의 논리는 타당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과거처럼 한두 해 흉작으로 쌀 재고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태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음을 농림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몇해 전 100년 만에 한번 발생하는 빈도의 큰 가뭄을 맞았는데도 대풍을 기록하게 된 것은 이미 우리나라 쌀 농사 기반이 기상이변 등으로 좌지우지되지 않을 정도로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따라서 정부가 미래 상황에서의 식량 공급을 위해 대단위 간척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실제적인 명분이 될 수가 없음. 정부와 농민들 모두가 쌀 공급 과잉이 이미 구조적인 문제이며, 수매 확대나 북한에 쌀 보내기 정도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농림부의 "10년 후 미래 농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집단화·규모화 된 우량 농지를 미리 준비"한다는 논리 역시 일련의 쌀 수급 상황을 검토할 때 타당성이 없다.
4. 타당성 잃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 즉각 중단하라.
○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성직자들의 목숨을 건 310km의 새만금 삼보일배가 국민적 지지와 호응을 받으며 서울을 도착하는 시점에서, 구태의연한 식량 부족 논리와 농지 조성이라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사업 공사 진척도와 쌀 재고량 증가, 농업정책간의 모순 등에 대해서는 국민을 감쪽같이 속이는 농림부와 김영진 장관을 규탄한다.
○ 새만금 간척사업은 식량위기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을 볼모로 잡고, 막대한 세금을 유용하여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의 조직을 유지하려는 거대 사기극이라는 것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다.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는 다시 한번 타당성 잃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노무현 정부는 더 이상 새만금을 정치적 잣대로 판단하지 말라. 타당성 잃은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하고 새로운 대안 모색을 위한 신구상기획단 조속 구성하라.
2003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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