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째 파업하고 있는 전국운송노조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협상이 결렬될 경우 화물연대는 부산항을 봉쇄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국내 컨테이너 물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항이 막히면 경제에 치명적 손상을 입게된다는 판단아래 9일부터 화물연대와 12대 요구사항에 대해 집중교섭 형태의 일괄협상에 나서 금주말이 '화물대란'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사진> 부산항 화물차
***화물연대-운송업체간 협상 난항 거듭**
8일, 사흘째 계속된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의 마라톤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포항지역에서는 화물연대는 당초 30%에서 20%로 운송료 인상률을 낮췄지만, 운송업체는 10~13%, 평균 12.5%의 인상안을 제시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화물연대 포항지부는 “당초 요금인상에 난색을 표한 운송업체들이 한자리수 인상안에서 13%의 인상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이 진전된 점을 중시해 재교섭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송업체측은 운송업체별로 회사 형편이 다른 가운데, 운송업체 일괄적인 인상이 곤란하다는 입장이고, 포항지역 최대 화주인 포스코측이 화물연대 교섭위원 9명을 업무방해로 고발하기로 해 협상 분위기가 경색되는 등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경남지역에서도 화물연대의 운송료 35% 인상안과 운송업체인 세화통운의 10% 인상안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 “부산항 봉쇄 불사”**
7개 지회 5천여명의 조합원으로 화물연대 지부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산지부는 포항 등 타지역 지부의 운수업체와의 협상, 9일부터 시작되는 정부와의 일괄협상 등의 결과에 따라 ‘부산항 봉쇄’ 등을 포함한 대응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부산항을 봉쇄하거나 전면파업에 나설 경우 수출입 물량의 반, 출입이 막혀 국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부산해양청은 “노조가 부산항을 봉쇄할 경우 국내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되는 만큼 경찰력 투입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화물연대는 “부산지역 운송업체들이 협상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권력의 투입 등 정부가 강경대응에 나서면 전면전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정부 일괄 집중교섭 개시**
한편, 경유세 인하 등의 12개 요구안과 관련해 화물연대와 정부간의 집중교섭 형태의 일괄협상이 9일부터 시작된다. 당초 일괄협상은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화물연대가 조기개최를 요구해 9일부터 시작된다.
전국운송노조 정호희 사무처장은 "정부는 매주 화요일 실무자 협의회처럼 13일 협상을 하려 했으나 사안의 시급함을 고려해 조기 협상을 촉구했다"며 "정부 관계자들이 8일 출근을 했더라면 8일부터라도 협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4월부터 4차례에 걸쳐 매주 화요일 실무협의회를 통해 입장조율을 시도해왔으나 경유세 및 도로비 인하 등 4~5개의 주요 요구안에 대한 입장차가 첨예해 난항을 겪어왔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세 면세 요구에 대해 에너지 세제 정책으 기본을 흔드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업종간 형평성 측면에서도 사업용화물차에 부과되는 경유세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도 화물차에 의한 도로 파손율을 감안할 때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밖에 운송하역노동자의 근로소득세 개선, 지입차주의 노동자성 인정, 과적단속 등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사안이다. 화물연대는 지입차주로 인해 차주가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고, 화물운송사업자에게 종속돼 있기 때문에 노동자로 인정해 산재보험 등의 혜택과 산별교섭의 권리 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포항, 부산 지부의 운송료 협상 결과에 상관없이 정부와의 일괄협의에서 12개 요구안에 대한 사실상의 결론을 낸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주말이 화물연대 파업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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