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결과 한나라당이 의정부와 양천을에서, 민주당은 고양시 덕양 갑에서 각각 승리를 거뒀다.
경기 덕양갑 선거구에선 민주당-개혁당 연합후보인 유시민 후보가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의정부에선 당초 예상대로 한나라당 홍문종 후보가 민주당 강성종 후보를 누르고 낙승을 거뒀고, 분수령이 된 서울 양천을에선 한나라당 오경훈 후보가 접전 끝에 민주당 양재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한나라당의 전체의석은 1백53석, 민주당 의석은 1백1석으로 재조정됐다. 3개 지역이 모두 민주당 지역이었다는 의미에서 보면 숫자로는 한나라당의 승리나, 정치적 의미에서는 무승부라는 게 민주당진영의 반응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정치적 측면에서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향후 정국운영 주도권의 향배와 관련, 촉각이 곤두섰다.
민주당은 관심을 모았던 덕양 갑 선거구에서 유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신주류와 개혁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의 계기는 마련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나라당도 당초 우세가 점쳐졌던 의정부와 함께 박빙의 접전이 예상된 서울 양천을에서 승리함에 따라 당내 결속을 도모, 정국 주도권을 도모해 나갈 수 있게 됐다.
***민주, 신-구주류 힘겨루기 2라운드 돌입**
민주당은 일단 덕양갑 선거구에서 연합후보인 유시민 후보의 당선으로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주류는 '민주당 간판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논리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나, 압승을 거두지 못한 결과 구주류측과의 팽팽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특히 호남 유권자가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서울 양천을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최근 정치권 화두가 된 '호남 소외론'의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당 개혁에 대한 구주류측의 반발과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민주당 신주류와 동교동계를 필두로 하는 구주류 사이의 힘겨루기가 제2 라운드로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당내결속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 도모**
한편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진 지역이 16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2승을 챙긴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정권 초반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 경우가 없었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에 당 보수파가 느끼는 안도감은 적지 않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동요하던 소장 개혁파 의원들을 주저앉히는 것은 물론 당내 결속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일정 정도 벗어나 보수야당으로서의 분명한 자리매김을 도모할 전망이다. 특히 현안으로 등장한 당권 경쟁에서도 보수파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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