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녹색당은 환경정당 및 평화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4일 보도했다.
녹색당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쾰른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환경정당으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평화 문제에 대해 선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결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녹색당은 환경 및 평화 문제에 대해 "급진적이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혀 정책 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일 것을 다짐했다.
녹색당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독일의 탄산가스 배출량을 21세기 중반까지 8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녹색당은 차량 속도를 시속 130㎞로 제한하고 항공기 운항으로 인한 대기 오염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녹색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독일군에 대해 군사적 활동보다 민간활동을 늘리는 등 평화적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아프간 주둔군의 즉각적인 철수는 요구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서 녹색당 공동대표에 클라우디아 로트와 라인하르트 뷰티코퍼가 재선됐다.
독일 녹색당은 시민운동 단체를 모태로 환경보호주의자들이 1970년대에 결성한 세계 최초의 환경정당이다. 1978년 니더작센주에서 선거에 처음 참여했고 1979년 브레멘에서 4명의 주의원을 당선시켜 주목을 받았다.
전국정당으로 면모를 바꾼 지난 1980년 총선에서 의석 확보에 실패했으나 1983년 총선에서 놀랍게도 의회진출 하한선인 5%를 넘는 5.6%의 득표를 기록하며 27석을 확보, 처음으로 연방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통일 후인 지난 1993년 구동독 민주화운동 시민그룹 '동맹 90'과 합병, 당명을 '동맹 90/녹색당'으로 변경했으며 1994년 총선에서는 7.3%의 득표로 49석을 확보했다.
1998년 총선에서는 6.7%를 얻어 사민당과 함께 적-녹 연정을 구성해 환경정당으로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권에 참여했다. 2002년 총선에서도 8.6%라는 높은 득표율로 제3당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적-녹 연정'의 재집권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녹색당은 연정 파트너로서 자격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제3당의 위치도 잃었다.
또한 녹색당은 주 정부에서도 정권에 참여하는 곳이 한 곳도 없다. 한 때 9개 주에서 사민당과 함께 주정부 차원에서 적-녹 연정을 구성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두 보수 정당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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