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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토끼로 내도 되나요?"

인천공항 고속도로 시위, "왜 정부잘못 우리가 책임져야?"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를 둘러싼 갈등이 나닐이 심화되고 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위원장 김규찬)는 13일 오후 인천공항 상행선에서 통행료 인하를 요구하며 저속 시위를 벌였다.

<사진>통행료 납부

***저속시위, 통행료 토끼로 내기도**

저속시위 참가자 1천여명은 오후 1시30분 공항신도시 영마루 공원에 모여 '통행료' 상징물 화형식을 열고 2백여대 차량에 나눠타고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진입해 상행선 2개 차로를 점거하고 최저 운행 속도인 시속 50km로 서울방향 요금소까지 운행했다.

또한 이들은 요금소에서 통행료로 1천만원짜리 수표, 유로 등의 외화, 10원짜리 동전으로 납부하고, 토끼 등의 현물을 납부하기도 해 요금소 직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위원회측은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는 국가건설 고속도로 요금의 3.8배나 되는 터무니 없이 높은 액수"라며 통행료 인하를 요구해 왔으나, 이달초 건설교통부가 도리어 통행료를 4.6% 인상하면서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인천공항 고속도로 요금, 경부선의 약4배**

현재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서울-부산간 418.2km에 요금이 1만6천8백원(소형차 기준)으로 킬로미터당 약40원꼴인데 비해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40.2km에 요금이 6천4백원(소형차 기준)으로 킬로미터당 약1백60원꼴로 일반 고속도로보다 4배 가량 비싸다.

이렇게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요금이 비싸게 책정된 이유는 이 고속도로가 민간자본에 의해 건설됐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건설과 운영을 맡고 있는 신공항고속도로(주)측은 통행료 산정에 대해 "현재 민간자본이 투입된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통행료는 30년간 건설비와 운영비를 회수하기 위한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30년 안에 건설비와 운영비를 회수하기 위해 현재의 요금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당신들이 이용자 예측 잘못해 놓고 왜 영종도주민과 국민에게 책임 떠넘기냐"**

신공항고속도로(주)측은 요금외에도 현재 건교부로부터 매년 1천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고속도로 이용자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공항고속도로(주)측은 이에 대해 "통행료 수입이 건설비 및 운영비에 부족할 경우 국가의 별도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고속도로 이용자가 아닌 전체 국민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적용하여 통행료를 산정했다"고 요금 산정의 원칙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영종도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용자 예측을 잘못한 것은 분명한 신공항고속도로(주)측의 잘못인데, 이에 따른 손실을 영종도 주민에게는 요금인상, 국민에게는 재정지원의 형식으로 전가하는 것은 명백한 책임전가이자 유착이라는 비판이다.

영종도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또 고속도로외에 이용할 수 있는 '대안 도로'를 만들지 않은 상황에서 고속도로 이용료를 받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처럼 영종도에 조성된 인천공항과 내륙간의 교통 연결수단이 고속도로 밖에 없는 가운데 영종도 주민들은 현재의 요금에 대해 '독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대체 교통수단이 생길 때까지 계속해서 요금인하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기간 심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갈등이 IMF사태후 민간자본으로 건설중인 다른 인프라 시설에도 재연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으로, 민자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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