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31개국에서 최소 1천5백26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으며 이중 80퍼센트가 중국과 이란, 미국에서 행해졌다고 국제엠네스티(AI)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엠네스티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9차 유엔인권위원회를 즈음해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많은 사례가 국제법을 위반했으며 사형제도가 여전히 존재하는 나라에 국제적인 압력을 가해 형 집행을 중단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관타나모 기지>
***중국 1060명, 이란 113명, 미국 71명**
엠네스티는 “사형은 최후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창피한 형벌로 생명권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제 이런 야만적인 형벌을 영원히 폐지할 때”라고 강조했다.
엠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83개국에 아직도 사형제도가 남아 있고 지난해만해도 67개국 3천2백48명이 사형을 구형받았다. 이중 실제 형이 집행돼 숨진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 1천60명, 이란 1백13명, 미국 71명 순이었다.
이 단체는 “죄인들이 불공정한 재판 이후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비난, 최대 사형 집행 국가인 중국과 이란의 경우 실제 처형자는 공식적인 발표 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많은 국가들이 고위로 처형자들의 숫자를 비밀로 하기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엠네스티는 투석 행위를 통한 사형 집행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동성애자에 대한 사형 사례를 지적하며 야만적인 처형 방법과 비폭력 범죄에 대한 사형 집행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지난 1월 사우디 남서부 아시르주 아바에서 동성애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죄인 3명이 공개 참수형에 처해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엠네스티는 그러나 사형제도 폐지에 진전도 있었다며 “지난해 말까지 1백11개국이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사형을 폐지했다”고 말했다. 국제엠네스티는 지난해 키프로스와 구유고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폐지했으며 터키도 실질적으로 폐지했고 탄자니아와 사우디에서는 각각 1백명과 17명의 사형수에 대해 감형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인권 상황 깊은 우려**
한편 국제엠네스티는 이라크 전쟁 후 미국에 의해 저질러질 인권 유린 가능성과 미국 내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인권 유린에 대해 이 단체가 특히 지적한 것은 앞으로 열린 테러 용의자에 대한 군사재판에서 미국은 아무런 항소 기회도 없이 사형을 구형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아프가니스탄 전쟁포로에 대한 관타나모 감옥에서의 가혹행위와 유사한 사태가 이라크전쟁 후에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미 군사위원회는 국제 테러범들을 재판함에 있어 7인 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할 경우 항소권을 제한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미국 내에서의 인권 상황도 비난했다.
지난해 미국은 이전해보다 66명이 증가한 71명이 처형됐으며 전세계에서 미성년자 죄인을 처형하는 유일한 나라다. 미국이 미성년 범죄자를 처벌한 것은 지난해만해도 3명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텍사스에서 처형됐다.
미국에서는 현재도 총 3천7백명이 사형 구형을 받은 상태다. 엠네스티의 안드레아 허버는 “우리는 사형수 중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30년간 1백명의 사형수들이 무죄로 드러나 석방됐다.
엠네스티 미국지부 책임자 윌리엄 F. 슐즈는 “이는 미국의 인권기록에 오점을 남긴 것으로, 국제 인권 수호국이란 미국의 주장이 거짓임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