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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제히 '보수 회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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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제히 '보수 회귀화'

4.24 재보선 공천, 당 개혁 모두 '구태' 재연

4.24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8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을 거쳐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노무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상징성 때문에 여야 모두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승패와는 별개로 여야 모두 '개혁'보다는 '보수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을 사고있다. 작년 대선직후 정치권에 번졌던 당내 민주주의와 구태정치 청산 등 개혁 분위기가 새 정부 출범 한달만에 '역풍'을 만난 것인가.

***“상향식 공천 약속 어디로 갔나”**

정치권의 보수회귀 움직임의 가장 두드러진 증거는 이번 재보선 공천 과정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대선 직후 한 목소리로 "당 개혁의 핵심으로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이 열리는 서울 양천을, 경기 의정부, 고양시 덕양갑 등 3개 선거구 모두 중앙당의 '낙점'으로 후보가 선출되면서, 그 결과 전직 국회의원과 현역지구당 위원장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한나라당의 경우 홍문종(의정부), 이국헌(덕양갑), 오경훈(양천을) 등 3명 후보 모두 현역 지구당 위원장이다. 세 지역 모두 민주당 보궐선거지역인 민주당의 경우 강성종(의정부) 후보는 지구당 수석 부위원장이며, 양재호(양천을) 후보는 지구당 대선 선대위원장 출신이다.

민주당과 개혁당의 선거 공조도 '중앙당 합의에 의한 공천'이라는 점에서 절차적 비민주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양당은 고양시 덕양갑 단일후보로 유시민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에 민주당 덕양갑 지구당에서 상향식 자체 경선을 통해 선출된 안형호 축구협회장을 낙마시켰다. 안 회장은 이에 불복, 무소속 출마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재보선 공천 과정을 지켜본 참여연대는 8일 논평을 통해 "민주적 경선, 상향식 공천 약속은 어디로 갔냐"면서 "말뿐인 당내 개혁이 실망스럽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이밖에 후보 다수가 지구당을 발판 삼아 활동해온 ‘지역 토호’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의정부의 경우 홍문종 후보와 강성종 후보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학원 재벌’인 경민학원과 신흥학원 이사장이다. 두 후보 모두 부친이 설립한 학원 재단을 이어받았다.

***물 건너간 여야 당 개혁안**

이처럼 보수 회귀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지난 대선 이후 여야가 당개혁 특위를 꾸려 마련한 당 개혁안도 막판 조율 과정에 큰 진통을 겪고 있다.

양당 모두 개혁특위 원안에서 한발 후퇴된 수정안 확정을 앞둔 상태에서 이를 밀어붙이려는 당내 중진들과 이를 막으려는 '개혁파' 의원들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민주당은 8일 개혁특위가 마련한 당 개혁안 원안 통과를 촉구하는 신주류측의 기자회견과 이에 반발하는 구주류측의 회동이 동시에 열렸다.

신주류측 모임인 열린개혁포럼(간사 장영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귀빈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당개혁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 지구당위원장 폐지와 임시지도부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특위 원안 통과를 주장했다.

이에 맞서 박상천, 이협, 정균환, 김태랑, 한광옥, 이용희 최고위원 등 구주류측도 이날 오전 여의도 모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개혁특위 원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개혁특위 원안에는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개혁안 처리 직후 임시지도부를 구성해 6개월 후 전당대회를 열어 정상 지도부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신주류 일각에서도 지구당위원장제 폐지는 총선 경쟁력 문제를, 임시지도부를 ‘물갈이’ 의도를 들어 반대론이 제기됐었다.

한나라당 ‘개혁파’들도 지난 3일 당무회의를 통과한 당 개혁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부영, 이우재, 김홍신, 김부겸, 김영춘, 서상섭, 안영근, 이성헌, 원희룡, 조정무 의원 등 개혁파 의원 10명이 참여한 ‘국민 속으로’는 지난 7일부터 ▲당개혁안 원점 재검토 ▲반(反)개혁 중진의 2선 후퇴 등을 요구하는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개혁파 초·재선의원 및 원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도 8일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당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당 개혁안이 당무회의 안대로 통과될 경우 전당대회 불참과 지구당 위원장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여전히 국민은 관심밖 대상**

하지만 여야 ‘개혁파’ 의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양당 모두 재보선, 전당대회 등을 앞둔 상황에서 ‘당 개혁’은 이미 대다수 의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신주류 중진들이 서로 구주류를 끌어들이려는 상황에서 당 개혁이 후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최근 보수회귀 움직임의 진짜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정치개혁은 역시 이번에도 물 건너 간 양상이다. 여전히 제도 정치권에게 '유권자'란 관심밖 대상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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