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비판해온 한스 블릭스 유엔 이라크무기사찰단장이 오는 6월 임기가 종료되면 현직에서 사임할 뜻을 밝혔다. 한때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절친한 파트너였던 한스 블릭스마저 마침내 그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블릭스,"이라크 대량상상무기 사용 흔적 없다"**
28일(현지시간) 이엔 부케넌 대변인은 "블릭스 박사는 6월 계약이 종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1년 전부터 자리를 그만두겠다고 밝혀왔다"며 그의 사임을 공식발표했다.
사임의사 표명에 앞서 블릭스 단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전쟁에서 이라크가 유엔이 금지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사용 의혹을 제기한 미국측의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블릭스 단장은 또 "처음 전쟁이 시작됐을 때 이라크가 금지된 스커드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일부 발표가 있었으나 이것은 후에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이 났다"며 "앞으로 그들이 금지무기를 사용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라크가 금지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는 보고를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블릭스 단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짐 윌킨슨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이 이라크가 개전후 사거리 1백58km와 1백90km 등 적어도 2개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블릭스 단장은 이에 앞서 26일에도 오스트리아의 한 시사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을 내리기 이전부터 미국이 우리 활동으로 당황하게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고 무기사찰 과정에서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토로했다.
따라서 블릭스 단장의 사임의사 표명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성급하게 시작한 미국의 이라크전에 대해 직접적인 반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한스 블릭스의 사임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증명해야 할 곤혹스런 처지에 내몰린 셈이 됐다.
스웨덴 외교관 출신인 블릭스 단장은 1981년부터 97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2000년 4월 미국의 유보적 태도에도 불구, 프랑스와 러시아의 적극적인 천거로 무기사찰단장에 임명됐다.
블릭스 단장은 최근 3년간 유엔 무기사찰단을 이끌어왔고 지난 3개월동안 이라크 무기사찰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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