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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바다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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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바다도시로"

<대안> 김석철 교수가 제시한 '제3의 길'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친환경·미래지향적 바다도시 계획을 검토하는 '새만금 바다도시(THE SAEMANGEUM AQUAPOLIS)' 중간 세미나가 14일 열렸다.

새만금 바다도시안은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바다를 살리며 현재 지어진 방조제를 이용해서 신개념의 '바다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명지대 건축대학장 김석철 교수에 의해 처음 제기돼 새만금사업의 친환경적 발전적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던 대안으로, 이 날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바다도시 프로젝트는 현재 명지대학교와 김 교수가 초빙교수로 있는 미국 컬러비아대학 건축대학원에서 각 세부 계획별로 구체적인 모델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진1>

***"간척사업 면허 취소하고, 방조제 공사 중단해야"**

백낙청 RTV이사장은 새만금사업에 대한 '중간평가 리포트'를 통해 "새만금 간척사업이 농지조성목적을 상실한 지금, 공유수면매립면허는 취소돼야 하며, 대안 없는 논란이 지속되는 동안 방조제 공사가 완공되면 바다가 죽는다"고 경고하며 "전북도민의 개발에 대한 기대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이 '대안' 없는 공사중단은 안하겠다고 말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바다도시'를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으니 이제는 대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백 이사장은 "현재의 간척사업이 지역민들에게 실질적 이익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전북도민들이 앞장 서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나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환경단체는 그동안 새만금 간척사업의 문제를 지적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큰 공을 세웠으나, 이제는 막강한 세력이 주체로 있는 방조제 사업을 친환경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현실적 대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종합기술단 이희윤 회장은 "현재의 방조제가 방파제로 기능을 해 수심이 깊은 지역에 항구를 조성할 수 있다"며 새만금 지역의 항만건설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세민재단 유재현 이사장은 "새만금 간척을 통해 들어설 1차산업, 혹은 전북도민들이 바라는 대로 복합단지가 들어서 2차산업단지로 조성이 되더라도 간척지역이 발전할 가능성은 0(제로)"라며 "복합산업단지에 대한 근거없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간척사업은 결국 공룡화돼 죽어가면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환경재앙이 될 것"이라며 "새만금 지역의 바다를 살려 가장 훌륭한 항구를 만드는 것만이 새만금이 사는 길이고, 전북이 사는 길이고, 한국이 사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새만금을 황해 경제공동체 시대의 중심지 개념으로 준비해야**

이어 가장 먼저 '바다도시' 플랜을 제시했던 김석철 교수가 새만금바다도시 '2차 마스터 플랜'을 제시했다.

김석철 교수는 '새만금 바다도시'안의 과거-현재-미래의 세 가지 분석을 통해서 내 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과거' 역사를 살펴봤을 때, "황해 지역은 한반도 무역의 핵심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국시대 백제, 신라의 중국과의 무역부터 시작해서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황해가 모든 교역의 중심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근대에 이르러 남북분단과 중국의 공산화로 단교가 이뤄지고, 일본의 급부상으로 인한 태평양 시대가 전개됐으나, 이제 다시 중국이 동북아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르며 황해 교역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중국의 상하이 등 6대 거대 도시가 모두 중국의 동해 지역에 몰려 있어 세계최강의 경제 공동체로서의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2>

그러나 '현재', 엄청나게 확대될 황해 교역의 양에 비해 서해안의 인프라 구축은 너무 낙후돼 있다는 게 김교수의 지적이다. 김포, 송도, 영종도 매립지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도시 공동체는 이미 과밀로 인한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중심지 구축의 여지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4, 5년 전부터 수도권 일원에 대한 황해도시 공동체 연구를 했으나, 수도권 과밀, 삶의 질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여의치 않아 다른 지역을 모색하다가 새만금 지역을 발견하게 됐다"며 자신이 새만금을 주목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새만금의 스케일은 홍콩, 맨하탄급"**

김 교수는 새만금의 '미래'와 관련,"새만금은 일단 스케일(규모) 면에서 황해공동체 도시로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중국과의 교류로 현재의 두 배 정도의 항만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인천, 평택, 목포항만으로는 부족하고, 여러 도시가 연합해 자체 항만과 자체 공항을 갖고 연합해 공동체적인 도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새만금 지역이야말로 그 적지다"고 했다.

김 교수의 기본적인 도시구상은 도시간 기능적 연합에 의한 공동체(Cluster) 구성이다. 김 교수에 의하면, 현재 영남지역은 구미-대구-포항-경주-울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산업공동체(Industrial Cluster)를 형성해 크게 발전해 왔다고 한다. 대구의 인구 집적, 울산-포항의 중공업, 부산의 항만, 경주의 관광 산업이 종합적으로 기능해 유기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사진3>

***호남지역 도시공동체 결성으로 수도권에 대항해야**

그러나 김 교수는 새만금 지역은 '산업'이 아닌 '지역' 공동체(Urban Cluster)를 통한 전북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영남에 비해 호남지역은 전주, 군산, 광주, 목포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독립적인 도시로만 경쟁하고 있어 기능적 '연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새만금-전주-광주-목포 일원이 연합이 돼, 서울-수도권과 경쟁하는 어반크러스터(Urban Cluster)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방분권이 잘 된 이탈리아의 예를 들며, "호남지역이 수도권에 인구, 자본, 정보를 다 빼앗기고 있다"며 "지방이 기본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해야 지방분권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만금 Urban Cluster**

그렇다면 과연 새만금 지역에 간척을 하지 않고 어떻게 도시를 세우겠다는 것인가?

김 교수는 현재 축조된 방조제 위에도 충분히 도시를 세울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방조제의 너비는 3백~4백50m인데 그 위에는 5층 건물을 기초 없이 세울 수 있다고 했다. 그의 구상대로라면 방조제 위에 도로와 건물들이 길게 늘어선 베네치아 형태의 도시가 된다.

<사진4>

그리고 김 교수는 새만금 일대를 5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의 기능적 도시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첫번째는 새만금 방조제 남단을 엑스포도시(EXPO CITY)로 꾸며 황해공동체 시장의 교역을 담당하는 도시로 키워간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수심이 깊은 지역을 국제항만도시로 조성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고군산군도 일대를 해상관광도시로 개발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군산쪽 지역을 군산반도 일대와 연결되는 생명공학도시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4개의 도시를 연결하는 김제 봉화산 일대가 중심도시가 된다.

김 교수의 구상대로라면 새만금 지역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훌륭한 미래지향적 계획도시가 된다. 게다가 새만금 일대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울려 세계적 휴양도시로 발전할 가능성도 갖고 있다.

***"바다도시 건설 자금은 어떻게?**

바다도시 구상은 어떻게 보면 허황된 환상처럼 보일 수 있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중앙일보 신혜경 전문위원은 "1,2차 산업의 외자유치가 힘든 상황에서 바다도시안이 갖고 있는 3,4차 산업유치의 자본은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일보 한삼희 논설위원도 방조제 위에 도시를 짓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과 새로운 도시의 수자원 확보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세미나 주최측은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명지대학 견축과에서 각 도시별 세부 발전 모델은 이러한 문제는 모두 고려했으며, 해결책을 포함한 계획안을 금명간 다시 내놓겠다고 했다. 현재의 핵심적 문제는 정부가 종합적 대안을 검토하고 확고한 의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방조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새만금 바다도시는 '바다를 살리는 것'이 전제가 된 친환경적 지역중심의 발전 대안"이라며 "농림부가 내 놓은 친환경적 순차개발안은 '일단 막고 보자, 막으면 중단시킬 수 없다'는 식의 대표적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사업추진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사진5>

***새만금을 둘러싼 세가지 세력, 세가지 관점**

현재, 새만금 간척사업 관련, 새만금 지역을 둘러싼 입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져 있다.

첫째, 새만금 간척사업을 주도하고, 현재 공사를 주체를 맡고 있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간척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조원대의 천문학적 예신이 배정된 간척사업을 중단할 경우 지역경제의 침체를 우려한 전북도민들의 개발요구와도 맞물려 간척사업은 전북도민들에게 지지를 받아왔다.

농림부는 14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요현안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 철저한 수질보전대책을 전제로 2006년까지 방조제공사를 완료하되 구체적 간척지 활용방안은 각계의견 수렴 등을 거쳐 2005년까지 수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절대 새만금 간척사업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농림부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새만금 간척공사 시작부터 줄기차게 반대를 해온 환경단체들은 갯벌의 생태계 보전과 환경을 위해 새만금 지역이 그대로 보존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외국 환경단체와 연대하고, 3월 들어 국내 종교,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매일 집회를 여는 등, 끊임없이 간척사업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 이 날 세미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바다를 살리며 현재 지어진 방조제를 이용해서 신개념의 '바다도시'를 만들자는 대안이다. 이는 명지대 건축대학장 김석철 교수에 의해 처음 제기돼 새만금사업의 친환경적 발전적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새만금 바다도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전북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현재의 바다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간척사업 추진세력들은 '바다도시'안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환경운동가들은 '바다도시'안이 갯벌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최선책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모두 반대하고 있어, '바다도시' 안이 힘을 얻기까지에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닐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도시' 안은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오랜 논란의 틀을 깨는 '제3의 화두'라는 점에서 앞으로 진지한 토론과 검토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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