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금지와 표절시비**
소위 섹시가수로 꼽히는 박지윤의 새앨범 타이틀곡 ‘할 줄 알어?’가 성적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도발적인 가사 때문에 방송금지처분을 받은 데 이어 표절시비에 휩싸여 있다. ‘할 줄 알어?’는 지난달 발매되자 SBS에 의해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데 이어 KBS, MBC에서도 같은 이유로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
<사진: 박지윤>
이 노래는 또 <소니코리아 뮤직> 측으로부터는 소속 그룹인 ‘데스티니즈 차일드 멤버’ 비욘세 놀즈가 지난해 발표한 싱글 ‘워크 잇 아웃' (Work It Out)’을 무단 사용하여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될 위기를 맞고 있어 표절시비에도 휘말리게 되었다. 소니측은 박지윤측으로부터 사전에 서용허가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이 진행될 경우 박지윤 앨범에 대하여 판매중지 처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욘세 놀즈는 흑인음악의 선두주자로 일컬어지는 세계적인 여성 3인조 데스티니즈 차일드의 리더이며 ‘워크 잇 아웃’이 수록된 앨범은 5월쯤 한국에서도 발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박지윤의 노래 때문에 시민단체들도 대립하고 있다.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은 ‘할 줄 알어?’가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한 왜곡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에 문화연대(문화개혁시민연대)는 논평을 통해 “기윤실의 주장은 앨범 전체에 수록된 다양한 내용의 문화적 표현 행위들을 모두 청소년 유해성이란 잣대로 획일화 시키려는 자의적이고 배타적인 편견이 들어나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유해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일반적 규정논리가 아니라 충분한 문화적 토론이 전제되고 난 후에야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박진영>
문제가 된 박지윤의 노래를 만든 박진영씨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에도 그의 6집음반 ‘게임’이 노골적인 성적 표현으로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이 문제되어 기윤실과 문화연대가 대립된 '대리전쟁'을 치룬 적이 있다.
당시 이화여대 학보사는 ‘대중음악에서의 표현의 자유, 어떻게 벌 것인가’라는 토론회까지 열었는데, 문화연대는 "노래가사가 청소년들에게 섹스를 선동한다는 비난은 문화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성 표현물과 생산자에 대한 검열운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종교의 잣대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해묵은 이데올로기 논쟁의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대생들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남성과 여성의 성을 차별화하는 불평등 관계에 있다"며 "박씨의 성개방 주장은 자칫 성에 대하여 여성보다 더 적극적인 남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폭력적인 논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윤실측은 "2001년에도 박진영의 ‘게임’의 경우 공개토론을 통해 사회적 확산을 막으려 했으나 오히려 홍보만 해준 결과가 되었다"면서 "이번엔 방송사와 영상물등급위원회를 통해서만 앨범 판매확대를 막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선정성 논란의 와중에서도 ‘할 줄 알어?’는 발매후 지난 2월말에 1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최근의 앨범 불황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성과다. 소비자들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진영씨가 만든 노래를 선택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진영씨를 둘러싼 이번 논쟁은 지난번 1차 논쟁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표절시비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지금 이창동 감독이라는 걸출한 영화인을 수장으로 하고 있다. 과연 영화인 출신의 새 장관은 선정성 논란에 따른 방송금지와 표절시비라는 복잡한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새 장관의 견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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