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현지시간)부터 아랍에미레이트 연합(UAE)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청소년축구대회(U 20)가 이라크 전쟁 위기로 연기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FIFA는 이번 주 6~7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취리히에서 집행부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은 지난달 “만약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 청소년축구 대회는 연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블래터는 그러나“대회의 취소나 대회장소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었다.
익명의 FIFA 관리는 “청소년 축구대회 본선에 진출한 미국, 잉글랜드, 스페인 등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간접적으로 대회연기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사진>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반면 대회주최측인 아랍에미레이트 연합은 "예정대로 세계 청소년축구대회는 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축구관계자들은 “안전문제 때문에 아랍에미레이트에서의 세계 청소년축구대회 개최는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최성국, 정조국, 김동현 등의 공격수들을 축으로 돌풍을 준비하고 있던 한국 청소년대표팀에겐 아랍에미레이트 청소년 축구대회의 연기가 다소 아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이번 세계 청소년축구대회는 각국의 축구협회와 클럽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대형스타들이 빠져 팬들의 기대감이 반감됐었다. 대표적인 선수는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에버튼)와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다.
최연소 잉글랜드 대표팀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던 웨인 루니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괴짜 구단주 헤수스 힐로부터 “호나우두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칭찬을 들었던 페르난도 토레스는 유럽에서 이미 잘 알려진 스타선수이다.
이런 슈퍼스타들이 시즌 중에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소속구단들은 “각국의 축구협회가 유럽프로축구 시즌 중에 부상을 무릅쓰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려는 선수들에게 사례금(fee)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클럽과 축구협회간의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너무나도 빽빽한 선수들의 경기스케쥴때문이다. 정규시즌 경기, 각종 컵 대회, 챔피언스 리그나 UEFA 컵 경기에 A 매치까지 소화해야 하는 선수들은 거의 쉴 시간이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찾기 힘든 월드 클럽 챔피언 십이나 대륙간 컵과 같은 국제대회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마라도나를 필두로 루이스 피구, 티에리 앙리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을 배출해왔던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는 스타들의 결장으로 얼룩졌고 이번에는 이라크 전쟁위기 때문에 대회 연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2006년까지 월드컵 TV중계권을 갖고 있던 FIFA의 마케팅 회사 ISL의 파산으로부터 최근 유럽축구 클럽, UEFA(유럽축구연맹)와의 갈등으로 심기가 불편한 제프 블래터에게 이라크 전쟁은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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