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북한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가 충돌할 뻔 했던 사건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미국이 이에 대해 지나친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북한 핵시설 감시를 위해 미국의 정찰이 부쩍 강화돼 북한 영공의 움직임을 미군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내세우며 "그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정찰 강화와 공식적 항의 조치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강한 위협은 협상의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나는 미국에게 너무 나가지 말 것(not to go too far)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문제는 북미 직접대화로"**
노 대통령은 또 북한 핵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직접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핵 위기는 부시 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며"두 사람은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다자간 협상틀을 고집하는 부시 미 행정부의 견해와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더 타임스는 노 대통령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한국과 미국의 시각차를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해법과 관련, "이 점에서 나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중재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영국 역할론을 펴기도 했다.
더 티임스는 이어 노 대통령이 김정일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그가 남북한 지도자간 핫라인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줄곳 강조했다.
3개월후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언급하며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북한이 비록 미국의 가치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의 관점에서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관계를 개선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점을 대화를 통해 확신시키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는 북한과의 대화가 가져올 이점을 강조하고 싶다.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위대한 지도자일수록 대화를 위해 더 많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